뉴트로 열풍 타고…추억의 먹거리 ‘제2 전성기’

해피라면 22일간 800만개 팔려

소비자 요청에 ‘치킨팝‘ 부활

옛맛 그대로…신세대엔 ‘새맛’

모든 세대를 아우르는 파급력

단종됐던 추억의 먹거리가 재소환되고 있다. 여느 때 같으면 촌스럽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 맛과 디자인도 ‘옛 것’ 그대로 복제한 추억의 먹거리는 반짝 유행에 그치지 않고 간판 스테디셀러를 제치며 ‘제 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새로움’(New)과 ‘복고’(Retro)가 합쳐진 신조어 ‘뉴트로’가 한국 소비지형을 견인하는 메가 트렌드로 자리 잡은 것이다. 뉴트로는 특히 옛 감성을 새롭고 흥미로운 것으로 받아들이는 밀레니얼 세대까지 사로잡으면서 전세대를 아우르는 휘발성 강한 힘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농심이 지난달 말 재출시한 ‘해피라면’은 출시 22일 만인 지난 14일 기준으로 판매량 800만개를 돌파했다. 비슷한 시기 출시된 신라면 건면에 마케팅 등 회사 역량이 집중된 상황에서 해피라면의 이같은 선전은 기대치를 뛰어넘는 성과로 평가된다.

해피라면은 1982년부터 1991년까지 판매됐던 상품이다. 신라면과 안성탕면, 너구리 등의 인기에 밀려 자취를 감췄다가 30여년 만에 부활했다. 트레이드 마크였던 ‘나팔 부는 아기천사’ 캐릭터를 포함해 옛 패키지 디자인을 그대로 재현했다. 이 점이 중장년층의 추억을 건드리는 동시에, 젊은 소비자의 호기심을 자극한 것으로 농심 측은 분석했다. 이 밖에 특유의 소고기 국물 맛을 기반으로 맛 품질을 높이고, 간편한 요리를 선호하는 소비 트렌드를 반영해 조리시간은 3분으로 단축했다.

농심은 ‘뉴트로’를 올해 소비 트렌드로 제시한 서울대학교 소비트렌드분석센터와 함께 과거 상품 재출시 작업을 진행했다. 1980년대에 판매된 인기 제품을 중심으로 검토하던 중, 해피라면을 새롭게 선보이기로 결정했다. 농심 관계자는 “뉴트로는 중장년층과 젊은 세대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콘셉트”라며 “특히 해피라면은 흥미로운 브랜드명과 귀여운 캐릭터 디자인 등이 소비자 흥미를 유발할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농심은 뉴트로가 올해를 강타할 대표적 트렌드로 보고 관련 제품을 추가로 선보일 예정이다.

오리온이 최근 재출시한 추억의 스낵들도 여느 간판 제품 못지 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지난해 4월 재출시 된 ‘태양의 맛 썬(이하 썬)’은 10개월 만에 누적매출액 230억원을 돌파했다. 썬은 2년 전 공장 화재로 생산라인이 소실되면서 불가피하게 생산이 중단됐던 제품이다. 오리온 공식 홈페이지에만 100여건이 넘는 문의글이 올라오는 등 소비자 요청에 힘입어 재출시가 이뤄졌다. 과거의 맛과 패키지 디자인을 그대로 재현해 기존 소비자들이 친근감을 느끼도록 했다.

지난달 재출시된 ‘치킨팝’도 공장 화재로 생산을 중단했다가 소비자 요청으로 부활한 제품이다. 재출시 소식이 전해지자 관련 게시글이 누적 조회수 60만건을 기록할 만큼 소비자 관심이 컸다. 돌아온 치킨팝은 맛과 모양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중량은 기존 대비 10%를 늘려 가성비를 높인 점에서 호평받고 있다.

SPC삼립의 ‘우카빵’과 ‘떡방아빵’도 1980년대 히트 상품을 새 단장해 내놓은 제품이다. SPC삼립 관계자는 “과거 소비 경험이 있는 세대 뿐 아니라 밀레니얼 세대까지 전 연령대가 즐길 수 있는 제품으로 기획했다”며 “기존에 출시된 신제품의 약 2배 정도로 잘 팔리고 있다”고 귀띔했다.

롯데푸드의 ‘별난바 톡톡’도 지속적인 소비자 요청과 함께 뉴트로 열풍이 맞물려 최근 다시 선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뉴트로 열풍 등을 타고 추억의 먹거리들이 기존 소비층은 물론 젊은 세대까지 아우르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며 “외식업계 등에서도 단종됐던 메뉴가 부활하는 등 움직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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