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대한항공의 비약적 발전…새로운 50년 기틀된다

 매출 12조6500억원…20년전보다 3배 증가

 자산 7조8000억서 24조3900억원으로

 ‘스카이팀’ 창설주도…글로벌 항공사 반열에

 델타항공과 조인트벤처로 항공산업 경쟁력↑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은 대한항공은 새로운 100년의 도약을 선언했다.

대한항공은 50년 역사 속에서도 가장 빛나는 시기가 2000년대부터 시작됐다고 자평한다. 2000년 이후 외형적 성장만이 아니라 질적으로도 세계에서 인정받는 글로벌 항공사로 거듭나게 됐다는 것이다.

2018년 기준 대한항공 매출액은 12조6512억원으로 조양호 회장이 취임 전 해인 1998년 매출 4조5854억원보다 3배 가량 늘어났다. 자산 또한 1999년 7조8015억원에서 24조3947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보유 항공기 대수는 113대에서 166대로, 취항국가 및 도시 숫자는 27개국 74개 도시에서 44개국 124개 도시로 성장했다.

대한항공이 단순히 외연 성장만을 이룬 것은 아니다. 질적으로도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글로벌 항공사로 거듭나게 했다.

지난 4일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 격납고에서 창립 50주년 기념식이 진행되고 있다.

▶ ‘스카이팀’ 창설 주도…글로벌 항공사 반열로 우뚝= 1990년대 후반은 세계 항공업계는 동맹체로 재편되는 변화의 흐름 속에 있었다.

유나이티드항공이 ‘스타얼라이언스’를, 아메리칸항공이 ‘원월드’라는 항공동맹체를 만들자, 조 회장은 델타항공과 손을 잡고 스카이팀(SkyTeam)을 만들기로 했다. 직접 델타항공에 동맹체를 제의하고, 개인적으로 친하게 지내던 에어프랑스 회장에게 직접 찾아가 뜻을 같이 하자고 한 것이다.

2000년 6월 대한항공, 델타항공, 에어프랑스, 아에로멕시코 등 4개 항공사가 참여한 스카이팀이 만들어졌다. 이후 대한항공은 아시아지역 항공사들을 스카이팀 회원사로 영입하는데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며, 신규 스카이팀 회원사들을 위해 업무 표준화와 기술 자문을 통해 스카이팀 멘토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2017년 2월 23일 미국 현지 ‘대한항공 보잉 787-9 차세대 항공기 인수식’에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이 인수 증서에 사인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과감한 항공기 도입과 투자로 미래 성장동력 강화= 항공산업은 경기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산업 중 하나다. 2000년대 초반은 항공산업에 있어 큰 위기였다. 2001년 9ㆍ11 테러, 2003년은 이라크 전쟁과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등 잇따라 터진 악재 속에서 전 세계 항공사들은 구조조정, 항공기 주문 축소 등 최대한 움츠린 경영을 하게 됐다.

이 같은 항공산업의 위기에 대한항공은 2003년에는 A380 초대형 차세대 항공기를, 2005년에는 보잉787 차세대 항공기 도입을 연이어 결정했다. 2006년 이후 세계 항공 시장은 회복세로 돌아서면서 항공기 제작사가 넘치는 주문을 감당하지 못한 실정이었다. 적시에 차세대 항공기들을 도입한 대한항공은 이를 토대로 글로벌 선도 항공사로서의 위상을 더욱 높여갈 수 있게 됐다.

▶6년연속 세계 항공화물수송 1위= 2004년은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서 발표하는 세계 항공수송통계 국제항공화물수송 부문에 대한항공이 유수의 세계 항공사들을 제치고 가장 높은 1위를 기록했다. 당시 19년동안 이 부문에서 부동의 1위 자리를 고수해온 독일 루프트한자항공을 제쳤다.

국제항공화물수송 1위는 2010년까지 6년 연속 이어졌다. 중앙아시아를 비롯한 신시장 개발 및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뿐 만 아니라, 신기재 도입 등의 투자 확대 등 적극적인 투자, 일관성있는 사업 운영이 성공의 키였다.

이같은 세계 1위의 경험은 대한항공의 소중한 자산으로, 글로벌 선도항공사로서의 도약의 발판이 되고 있다.

지난 2017년 6월 23일 델타항공과 조인트벤처 협약 체결식 현장.

▶10여년 후 델타항공 조인트벤처 초석= 조 회장은 대한항공 회장 취임 후 반독점면제(ATI)를 선제적으로 받을 것을 지시했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은 2002년 미국 교통부로부터 반독점면제 권한을 취득했다. 한편으로는 항공동맹체 체제가 공고해지는 가운데 반독점면제 권한을 굳이 취득해야 하는지에 대해 의아해하는 목소리가 있었다.

하지만 2018년 5월 델타항공과의 태평양노선 조인트벤처의 닻을 올릴 수 있었던 것은 다름아닌 반독점면제 권한 취득이 초석이 됐다.

이는 항공시장을 예측하는 조 회장의 선택이 맞아 떨어진 것이다. 스카이팀이라는 항공동맹체를 만드는 와중에도 항공동맹체 체제로만은 경쟁의 파고를 넘기 어려운 환경이 나타날 것으로 보았던 것이다.

당장 10여년 후인 2011년부터 아메리칸항공-일본항공, 유나이티드항공-전일본공수의 조인트 벤처로 인해 핵심 허브였던 인천공항의 위상이 점차 약화됨에 따라 대한민국 항공산업의 핵심 경쟁력인 환승 수요도 하락 추세였다.

이 같은 시점에 델타항공과의 조인트벤처 추진은 치열한 글로벌 항공시장 경쟁을 뚫을 창이 되고 있다. 특히 조인트벤처의 본격 시행에 따른 시너지 효과가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이전과 함께 큰 역할을 해 여객 매출만 10% 증가했다.

▶취임 20주년 조양호 회장= 조 회장은 1999년 대한항공 회장에 취임, 다음 달로 취임 20주년을 맞는다. 1974년 대한항공 입사 후 45년 동안 정비, 자재, 기획, 정보기술(IT), 영업 등 항공 업무에 필요한 실무 분야를 두루 거쳤다.

국내 항공업계 관계자는 “조양호 회장의 항공시장 흐름 예측과 과감한 투자가 있었기에 대한항공의 50년 역사도 가능했다”며 “대한항공이 글로벌 항공사들도 잇따라 무너졌던 위기를 극복하고, 지금까지 정부로부터 자금 지원 한 번 받지 않고 글로벌 항공사로 성장했다는 점은 높게 평가할 만하다”고 말했다.

[헤럴드경제=이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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