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인도네시아 보잉기 사고 명백히 유사”

에티오피아 교통부 장관 기체결함 시사

보잉 생산 공장에 서 있는 보잉 737 맥스 8 [로이터]

지난 10일 157명의 사망자를 낸 에티오피아항공 소속 보잉 737 맥스 8 항공기 추락사고와 10월 인도네시아에서 추락한 같은 기종의 항공기의 사고와의 유사성이 발견됐다. 조사 당국은 최근 5개월 동안 잇따라 발생한 두 건의 737 맥스 8 추락 사고의 원인이 기체 자체 문제로 인한 것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다그마윗 모게스 에티오피아 교통부 장관은 17일(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나 수거된 블랙박스에 대한 조사를 한 결과 사고 항공기인 에티오피아항공 302편과 라이온에어 610편 간에 명백한 유사성(clear similarities)을 보이고 있으며, 유사한 사고 정황을 중심으로 추가 조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확인된 유사성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앞서 지난 14일 에티오피아 항공은 사고 현장에서 블랙박스 저장장치를 수거하고, 프랑스 항공사고 조사기구에 분석을 요청했다. 미국도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두 추락사고 간의 유사성을 수 차례 언급하며 사고 원인이 기체 결함에 의한 것임을 강조해왔다.

실제 에티오피아 항공의 초기 데이터와 복구된 후속 위성 정보에 따르면 항공기는 수도 아디스아바바공항에서 이륙 후 추락하기 전까지 불규칙한 비행을 거듭했다. 항공기는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했으며, 정상적인 이륙 절차보다 빠른 속도로 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0월 라이온에어 추락 이후 발표된 예비보고서는 항공기의 ’자동 실속(失速) 방지 시스템(MCAS)’이 항공기를 코(앞 부분)부터 급하강하게 만들었다고 밝혔다. 당시 조종사들은 비행기를 다시 끌어올리기 위해서 고군분투했으나 항공기는 결국 추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 실속 방지 시스템은 난기류 등으로 항공기 주위의 공기 흐름이 무질서하게 바뀌면서 기체가 상승하려는 힘을 급격하게 잃고 떨어지는 것을 자동으로 막아주는 장치다.

에티오피아 당국이 두 추락사고 간의 유사성을 공식화하면서 보잉은 수 백 명의 목숨을 앗아간 참사가 기체 결함 탓이라는 비난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포스트(WP)는 ”에티오피아 추락사고는 라이온에어 항공기 추락과 비슷한 점이 많았으며, 장관은 두 사고 간의 유사성이 에티오피아 추락사고를 일으킨 원인이라는 점을 시사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미국 항공기 제작업체 보잉은 전 세계적으로 운항이 중단된 보잉 737 맥스 기종과 관련, 라이온에어 추락 당시항공사에 MCAS에 대한 소프트웨어 갱신을 약속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NYT는 지난 15일 “당시 보잉 측은 미국 항공사 조종사들과 면담까지 진행했으나 늑장 대응을 이어갔다”면서 “결과적으로는 보잉의 대응이 수 많은 인명을 앗아간 여객기 추락참사고 이어졌다는 지적“이라고 전했다.

손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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