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전문 검사 출신’ 김희준 변호사 “동네 병원 프로포폴 투약 허다” 지적

물뽕 첫 적발·프로포폴 마약 등재한 ‘마약 전문 검사’ 출신

정신적 의존성 강한 프로포폴, 중독되면 사망 위험도

싼 원가 비용에 빠른 효과, 큰 병원보다 동네의원 불법투약 허다

식약청 등 사용량 관리·감독 문제…시스템은 있지만 운영과정 구멍

20190327000387_1 “큰 병원에서는 요즘 프로포폴이 위험한 약물이라는 인식이 강해 사용을 잘 안하지만, 작은 동네병원의 경우 비용이 적게 들고 효과가 빠른 프로포폴을 수면마취제로 많이 사용한다.이 과정에서 중독성이 강한 프로포폴이 불법적으로 투약되는 일이 여전히 허다하다.”

최근 유명인사들의 마약 투약 의혹이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법무법인 엘케이비앤파트너스의 김희준<사진> 변호사는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지적했다. 검사 시절 ‘강력통’으로 꼽혔던 김 변호사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이른바 ‘물뽕(GHB)’을 적발하며 ‘마약전문 검사’로 이름을 떨쳤다. 2002년 서울중앙지검 강력부장으로 재직하면서는 법령개정을 건의해 수면마취제 가운데 하나로 사용돼온 프로포폴을 마약류로 등재하는 데 기여했다.

김 변호사는 최근 이어지는 마약 사건에 대해 ‘행정적인 관리·감독의 부실’을 주된 이유로 꼽았다. 특히 프로포폴의 경우 동네 곳곳에 위치한 개인병원에서 불법적인 투약이 여전히 성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의약품관리종합정보센터가 작년 국회에 제출한 ‘의료기관 종별 프로포폴 유통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4~2018년 7월까지 프로포폴 4854만개가 병원·의원급 의료기관과 약국 등에 공급됐다. 병원·의원급 의료기관을 합친 의원에서만 2268만3771개가 공급됐고 종합병원이 1048만163개, 병원 871만829개, 상급 종합병원 645만6809개로 나타났다. 사실상 동네의원에서 프로포폴 수요가 가장 많았던 것이다.

포로포폴을 사용하는 것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수술 및 시술을 위한 수면마취 보조제가 아닌 프로포폴 투약이 주된 목적이 되는 경우가 처벌 대상이다. 정신적 의존성이 점점 강해지는 프로포폴을 과도하게 투입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김 변호사는 “프로포폴을 투약을 하면 아주 깊은 잠을 잔 듯한 느낌이 들고, 굉장히 개운한 느낌이 들어서 계속 투약하고 싶어하는 정신적인 의존성이 생긴다”며 “점차 투약을 받는 횟수가 많아지고 투약량도 늘어나면서 일정 한계를 넘어가면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변호사는 마약물을 관리하는 시스템은 갖춰져 있지만, 이를 운영하는 과정에 구멍이 많다고 지적했다. 단적으로 프로포폴의 사용량에 대한 정부의 통계는 사실상 무용지물이다.

실제 작년 5~8월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에는 프로포폴 투여횟수가 166만3252건이 보고됐지만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의약품안전사용정보시스템(DUR)에 보고된 투약횟수는 이보다 58만여건 적었다.

김 변호사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는 보험료 청구를 위해 합법적으로 사용한 프로포폴을 보고한 것이고, 식약청에서 관리하는 마약관리시스템에는 그 보다 많은 프로포폴이 사용된 것으로 나온다”며 “프로포폴 사용에 대해 제대로 보고가 안되고 있다는 것은 불법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경우가 많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반복되는 프로포폴 범죄에 대해 정부가 엄격한 제재를 가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행정적인 관리감독부터 철저히 이뤄져야 한다”며 “나아가 담당 부처는 프로포폴의 목적 외 사용에 대해 수사기관에 고발 및 수사의뢰를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헤럴드경제=이승환 기자]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