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1호 사진 정치’로 군심잡기 나서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군심(軍心) 다독이기

김정은, 선대에 비해 사진정치 적극 활용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베트남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제5차 중대장ㆍ중대정치지도원 대회를 주재하고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는 등 군심 다독이기에 나섰다. [헤럴드DBㆍ노동신문 홈페이지]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북한 특유의 ‘사진 정치’ 행보를 통해 군심(軍心) 잡기에 나섰다.

조선중앙통신은 28일 김 위원장이 전날 5월1일경기장에서 조선인민군 제5차 중대장ㆍ중대정치지도원 대회 참가자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당의 위업을 혁명의 붉은 총대로 충직하게 받들어나가려는 참가자들의 기세가 대단히 좋다”고 치하했다.

이어 “중대장ㆍ중대정치지도원들이 당중앙의 의도를 심장에 새기고 혁명발전의 새로운 높은 단계의 요구에 맞게 전군의 모든 중대들을 최정예 전투대오로, 병사들의 정든 고향집으로 만들기 위한 투쟁에서 맡겨진 사명과 본분을 다해가리라”고 말했다고 통신이 전했다.

김 위원장은 또 같은 날 모범적인 중대장ㆍ중대정치지도원들을 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로 별도로 불러 기념사진을 한번 더 찍었다. 사진촬영에는 리명수 최고사령부 제1부사령관과 김수길 총정치국장, 리영길 총참모장, 노광철 인민무력상 등 군 고위간부들이 함께했다.

김 위원장의 군 인사들과의 사진촬영은 베트남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자칫 흔들릴 수 있는 군심을 다독이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앞서 최선희 외무성 부상은 김 위원장이 비핵화와 북미협상에 나서면서 국내의 많은 반대와 도전에 맞서왔다며 “우리 인민들, 특히 우리 군대와 군수공업부문은 우리가 절대로 핵을 포기하면 안 된다고 하면서 우리 국무위원회 위원장 동지께 수천통의 청원편지를 올리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위원장이 25~26일 평양에서 진행된 중대장ㆍ중대정치지도원 대회를 6년만에 주재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 할 수 있다. 북한 매체가 김 위원장의 행사 참석 소식과 사진 촬영 소식을 따로 보도한 것 역시 흔치 않은 일이다.

김 위원장이 군심 다독이기에 나서면서 사진 정치를 활용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북한에서 최고지도자와 함께 찍은 이른바 ‘1호 사진’은 사회적 신분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등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특히 김 위원장은 선대와 비교해도 사진 정치를 한층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한차례에 1000여명과 함께 단체사진을 찍는 바람에 김 위원장의 얼굴조차 식별하기 어려운 경우도 종종 있다.

김 위원장은 탄도미사일 시험을 비롯한 군사훈련이나 대규모 건설현장 등 자신의 업적을 과시할 필요가 있는 현장에서는 강한 지도자의 이미지를 연출하고, 경제현장이나 주민들과의 만남 등에서는 아이를 무릎에 앉힌다거나 주민들에게 술을 따라주고 팔짱을 끼는 등 자연스러운 모습을 부각시키며 소탈하고 자상한 지도자의 이미지를 연출하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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