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와’ 속 ‘令’, 국민에 명령하겠다는 뜻?”…일본 현지서 ‘불만’

“새 연호, 민중은 거역말라 명령하는듯” 등 잇단 트윗

“‘和’도 2차대전 당시 ‘쇼와’ 때의 ‘和’” 美교수도 지적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이 지난 1일 오전 총리관저에서 새 연호 ‘레이와(令和)’를 발표하고 있다. 이 연호는 나루히토(德仁) 왕세자가 즉위하는 다음 달 1일부터 사용된다. [AP]

나루히토(德仁ㆍ59) 왕세자가 다음 달 1일 새 일왕으로 즉위하면서 사용하게 될 연호(年號)가 ‘레이와(令和)’로 결정됐다. 연호가 발표된 지난 1일 요미우리신문, 아사히신문, 마이니치신문 등 주요 신문이 일제히 호외를 발행하고, 총리관저 트위터로 중계된 연호 발표 동영상에 접속자 46만여 명이 몰리는 등 대부분 일본인이 ‘새 시대’를 축하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새 연호에 대해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이들은 특히 ‘레이와’ 속 한자 ‘令’이 ‘명령하다’의 의미가 있는 만큼 ‘뭔가 명령받고 있는 느낌’ 등 부정적 의견을 나타냈다.

2일 일본 매체 J-CAST 등에 따르면 트위터 등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는 새 연호가 ‘명령’의 ‘令’을 연상시킨다는 의견이 눈에 띄었다. 주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이끄는 현 정부에 비판적인 사람들이 강제성을 느끼는 연호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J-CAST는 보도했다.

실제로 ‘레이와’에 대해 ‘민중은 거역하지 말고 얌전하게 있으라고 명령받고 있는 것처럼 느꼈다’, ‘뭔가 명령받고 있는 느낌이다’ 등의 트윗이 올라왔다. 일본의 개그맨 키튼(46)도 “내개 ‘令’은 ‘명령’ 등 그다지 좋은 이미지가 없다. (‘레이와’가)연호가 됐으니 (‘令’의)이미지가 바뀌었으면 좋겠다”는 트윗을 올렸다.

이에 대해 ‘레이와’를 직접 발표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관방장관은 ‘레이와’의 유래에 대해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시가집인 ‘만요슈(万葉集)’에 나오는 말”이라며 “‘만요슈’의 ‘매화의 노래 32수(首)’ 중 ‘초춘영월 기숙풍화(初春令月 氣淑風和)’라는 문장이 새 연호의 출전(出典)”이라고 설명했다.

이와나미(岩波)서점의 일어사전으로 현지에서 가장 권위를 인정받는 ‘코지엔(廣辭苑)’을 보면 ‘영월(令月)’은 ‘만사를 이루기에 좋은 달. 축하하는 달’이라는 의미가 있다.

‘和’에 대해서도 군국주의, 우경화 등을 상징하는 의견이 있다. 미국 템플대 도쿄(東京) 캠퍼스의 제프 킹스턴 교수는 미국 CNN에 출연해 “아베 총리의 레이와에 대한 설명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며 “이번 새 연호 선정은 일본 정치의 우경화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레이와’ 중 ‘和’는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켰던 히로히토(裕仁) 일왕의 재위 시 연호인 쇼와(昭和ㆍ1926~1989)의 ‘和’와 같은 것을 채택했다”며 “일본의 과거 전쟁을 긍정적 이야기로 승격시키려는 아베 정권의 노력과 일치한다”고 덧붙였다.

연호는 군주제 국가에서 임금이 즉위하는 해에 붙이는 이름이다. 이를 원호(元號)라고 통칭하는 일본에선 지금도 일상생활에서 햇수를 나타낼 때 서기(西紀)와 함께 광범위하게 사용한다. 1868년 메이지 유신 이후 일세일원제(一世一元制ㆍ재위 중 하나의 연호만 사용)가 확립된 이래 일왕들은 메이지(明治ㆍ1868~1912), 다이쇼(大正ㆍ1912~1926), 쇼와, 헤이세이(平成ㆍ1989~2019)라는 연호를 써 왔다.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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