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면 뒤집어지는 ‘알레르기 비염’

봄철 꽃가루·집먼지 진드기 때문…

원인 물질 투여 늘리는 ‘면역치료법’ 반드시 전문의 진단받아야

20190402000526_0 #직장인 이 모씨(43)는 3~4월이 두렵다. 매년 봄만 되면 어김없이 알레르기 비염때문에 고생하기 때문이다. 4월초만 시도때도 없이 코가 간질거리면서 재채기가 나오고 한 번 재채기가 한참이 지나도 여간해선 그치지 않는다. 특히 회사일로 거래처 사람을 만나눈 중에도 수시로 재채기가 나와 민망할 적이 한 두번이 아니다. 고민끝에 병원을 찾았지만 담당의사는 “알레르기 비염은 현대의학으로는 완치가 힘든 난치상 질환이라 원인 물질을 피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조언을 들었다.

4월은 본격적인 봄을 알리는 계절로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시기지만 알레르기 비염 등을 앓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최악의 계절이기도 하다. 알레르기란 우리 몸 속 면역 세포들이 외부에서 들어오는 여러 자극들에 대해 부적절하고 과도한 반응을 일으키기 때문에 생기는 질병 상태를 말한다.

우리가 숨쉬고 음식을 먹고 매일 일상생활을 하는 동안 우리 몸은 코, 입, 위장, 피부를 통해 수많은 외부 물질에 끊임없이 노출된다. 외부로부터 우리 몸으로 들어온 물질이 독성이 있거나 병을 일으키는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아니라면 아무런 반응도 일어나지 않아야 정상이다.

그러나 일부 사람들에서는 몸에 해가 되지 않는 것들에 대해 병적인 반응을 보이는 알레르기가 존재한다. 계절에 따라 당연히 공기 중에 떠다니게 되는 꽃가루나 어느 집이나 있는 집먼지 진드기와 같이 기본적으로 무해한 물질에 대해 코와 기관지가 과민반응을 일으켜 콧물, 재채기, 가려움증이 생긴다. 때로는 기관지가 수축해 좁아져 기침, 호흡곤란이 생기기도 한다.

조유숙 서울아산병원 알레르기내과 교수는 “보통 사람들이 문제없이 먹는 음식들인 새우와 같은 갑각류나 땅콩 같은 것을 먹고 배가 아프거나 전신에 두드러기가 생기고 심하면 숨쉬기가 힘들어지는 경우도 있다”며 “즉, 무해한 물질에 대한 우리 몸의 과민반응을 알레르기 질환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봄철 대표 알레르기 질환 ‘알레르기 비염’=대표적인 알레르기 질환 중 하나는 지금과 같은 봄철에 심해지는 알레르기 비염이다. 알레르기 비염은 종종 견디기 힘들 정도로 계속되는 재채기, 물처럼 흐르는 콧물, 반복되는 코 막힘, 코 가려움증이 주요 증상이다. 봄철에는 주로 나무들의 꽃가루가 원인이 되어 발생한다.

초여름에는 잔디 꽃가루, 가을에는 잡초 꽃가루가 원인이다. 4월에서 5월까지가 증상이 가장 심한 시기이며 가을철에는 9월에서 11월에 증상이 심하다. 꽃가루 외에도 일년 내내 증상을 일으키는 것으로는 집먼지 진드기가 가장 흔한 원인이며 최근에는 개, 고양이 등의 애완동물의 비듬도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조 교수는 “알레르기 비염이 있는 환자에서는 숨쉴 때 코로 들어 온 꽃가루 등 원인 물질이 코 점막에 ‘알레르기 염증’이라는 특수한 형태의 과민성 면역반응을 일으키게 되고 이로 인해 환자들을 괴롭히는 각종 증상들이 일어나게 된다”며 “증상의 심한 정도는 사람마다 차이가 있지만 알레르기 비염을 가진 환자 수가 전체 인구의 10-20%에 이른다고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알레르기 비염 환자, 숨 쉬기 힘들어지면 ‘천식’ 의심=알레르기 염증이 코 점막에 국한되지 않고 기관지까지 이르게 되면 ‘알레르기성 기관지 천식’이 생긴다. 천식은 비염과는 달리 기관지가 좁아져 숨쉬기가 힘들어 질 수 있다.

특히 오래 알레르기 비염을 앓아 오던 환자들은 기침, 가슴 답답함과 같은 천식 증상이 생겨도 이를 비염 증상으로 오인하여 심한 호흡곤란이 생긴 후에야 병원을 찾는 경우도 많다. 천식은 숨을 쉬는데 직접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잘 치료하지 않으면 위험할 수 있다. 알레르기 비염 환자가 호흡하기 불편하거나 숨쉴 때 가슴에서 쌕쌕하는 소리가 나거나 기침이 악화되고 오래가면 천식 발병의 가능성이 있다.

최병휘 중앙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알레르기 기관지 천식은 일단 발현하면 원인물질뿐 아니라 담배연기, 자동차 배기가스, 찬 공기 등의 비특이적 인자에 의해서도 증상이 유발되는 과민성 질환”이라며 “봄이면 찾아오는 황사도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약물요법 있지만 원인 물질 피하는 것이 최선=알레르기 질환의 치료 원칙은 원인에 대한 노출을 피하는 회피요법, 약물요법, 면역치료요법 등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회피요법은 이상적이기는 하나 원인 물질을 완전히 회피하기란 어렵다. 조 교수는 “특히 공기 중을 떠다니는 꽃가루의 회피요법은 거의 불가능하다”며 “집먼지 진드기 같은 원인도 그 농도를 일정 수준 이하로 낮출 수는 있으나 이를 완전히 제거하는 것은 사실상 힘들다”고 말했다.

약물치료는 알레르기 비염이나 천식의 주된 치료법이다. 콧물, 재채기, 가려움증 등 알레르기 비염의 주요 증상을 조절하는 ‘항히스타민제’와 천식의 좁아진 기관지를 넓혀주는‘기관지확장제’와 같은 증상 완화를 위한 약물이 있다. ’스테로이드 제제’ 역시 효과적이다. 비염은 콧구멍으로, 천식은 기관지로 약물을 투여하는데 부작용 없이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약제를 사용할 수 있다.

한편 꽃가루 등의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원인 물질을 체내에 소량에서 점차 용량을 증가시켜 투여하는 면역치료법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다만 이 치료법은 반드시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 후 적절한 방법으로 면역치료가 시행되어야 한다.

일상 생활에서도 알레르기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신종욱 중앙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미세먼지나 황사가 있을 때에는 외출을 삼가 하는 것이 좋으며 불가피할 경우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한다”며 “외출 후에는 외출복을 갈아입고 세면을 철저히 하며 집의 창문을 닫아두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서 “흡연은 실내외에서 가장 중요한 대기오염원이면서 기도를 바로 직접적으로 자극해 염증반응을 일으켜 천식이나 만성폐쇄성폐질환 환자의 급성 호흡곤란 발작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원인이므로 금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손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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