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베팅’ 시중은행…외부 전문가 영입 ‘봇물’

앞다퉈 ‘디지털’을 외치는 4대 시중은행이 관련 부서의 수장으로 외부 인사를 영입하는 등 적극적으로 인력을 확충하고 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지난 1일 윤진수 전 현대카드 상무를 데이터전략본부장(전무)으로 영입했다. 윤 전무는 은행 본부장과 KB금융지주 데이터총괄임원(CDO), KB국민카드 데이터전략본부장을 겸하며 빅데이터 분석·활용 경쟁력 향상을 이끌게 된다.

국민은행은 신입 공채에서 ICT(정보통신기술) 부문을 별도 채용하고 있지만 임원으로 외부 인사를 데려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 전무는 서울대 컴퓨터공학과에서 학사, 카이스트 전산학과에서 석·박사를 마치고 삼성전자·현대카드 등에서 빅데이터를 담당한 전문가다. 윤 전무가 맡은 지주 데이터총괄 임원은 기존에 한동환 디지털혁신총괄이 임시로 겸임해왔다.

이로써 KB금융은 ‘디지털혁신부문’ 아래 디지털·데이터·IT 각각에 총괄 임원을 두는 체계를 갖췄다. KB금융은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단행하며 디지털혁신부문을 신설했다. 허인 행장이 부문장을 겸직하고 있다.

다른 산업보다 보수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은행권이지만 최근 디지털 분야에서 외부인사 수혈은 드물지 않다. 우리금융지주는 지난 3월 그룹의 ICT기획, 디지털 전략 등을 총괄하는 ICT기획단 단장이자 최고정보책임자(CIO)로 노진호 전 한글과컴퓨터 대표이사를 영입했다.

이에 앞서 우리은행은 지난해 6월 디지털금융그룹장으로 황원철 상무를 외부에서 데려왔다. 황 상무는 지난 2008년부터 KB투자증권 CIO, 하나금융투자 CIO 등을 역임한 디지털·IT 부문 전문가다.

황 상무가 이끄는 우리은행 디지털금융그룹은 지난해 11월 본점 맞은편 건물로 분리됐으며 업무 공간·복장 등을 ICT 회사처럼 하고 있다. 특히 전체인원 135명 중 약 25%가 외부전문 인력이다.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겸 우리은행장이 지난 1월 IT·M&A를 중심으로 외부 인력을 충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신한은행은 외부인사 영입에서 앞서간 편이다. 김철기 빅데이터센터 본부장(전 한국금융연수원 교수)은 위성호 전 신한은행장이 취임 후 2017년 6월에 영입한 ’1호’ 외부인사다. 김 본부장은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 등 월스트리트에서 15년 이상 근무한 빅데이터·통계분석·알고리즘 개발 전문가다.

또 2017년 9월에는 인공지능(AI) 전문가인 장현기 박사를 디지털전략본부장으로 선임했다. 장 박사는 삼성전자 SW센터와 IBM코리아에서 모바일 플랫폼 설계 등을 주도했고 SK C&C AI개발 총괄 팀장을 역임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상반기부터 디지털·ICT 분야 신입직원을 별도로 채용하고 있고 경력직도 수시 채용 중이다. 또 지점 근무자로부터 자원을 받아 디지털 관련 교육을 1~2년 업무와 병행하고 필요에 따라 디지털 전문 인력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런 인력 확충을 바탕으로 신한은행은 디지털 분야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해 2월 말 출시한 빅데이터 기반 통합 모바일 플랫폼 ‘쏠’(SOL)은 소비자 호응을 끌어내며 10개월 만에 가입자 800만명을 넘겼고 1000만명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하나은행은 상대적으로 외부 인사 영입보다는 내부 전문가 양성에 힘을 쏟고 있다. 외부 인사는 지난 2017년 12월 영입한 삼성전자 출신 김정한 부사장 정도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국내 은행 최초로 스마트폰 뱅킹, 통합 멤버십을 도입하는 등 IT 경쟁력이 높고 내부적으로 기술이 축적돼 있다”며 “금융과 IT를 같이 하는 직원을 키워내는 것에 역점을 두고 있어 따로 전문 인력 채용을 공고하지는 않는다”고 했다.(서울=뉴스1 )

'디지털 베팅' 시중은행…외부 전문가 영입 '봇물'
디지털화된 은행 업무. /뉴스1 DB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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