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기 연예톡톡]‘연봉 37억’ 나영석 PD, 협업의 롤모델 제시

20190404000388_0CJ ENM의 나영석(사진) PD가 지난해 회사로부터 37억25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해서 화제다.‘윤식당2’ ‘신서유기6’ ‘알쓸신잡3’ 등 tvN의 인기 프로그램들을 지난해에도 대거 기획, 연출해 회사의 수익을 올려줬으니, 그 정도 받을만 하다고 하면서도 그 액수에 많은 사람들이 놀라는 눈치다. 나 PD의 지난해 보수를 좀 더 구체적으로 보면, 급여(연봉)는 2억1500만원, 상여금(보너스)은 35억1000만원이다.

2001년 KBS 27기 공채 PD로 입사한 나영석 PD는 ‘1박2일’로 스타 PD가 됐다. 2013년 1월 CJ ENM으로 이적하면서 본격적으로 나영석 사단을 꾸리며 예능 시즌제 확립과 자신의 브랜드를 구축했다. 올해도 ‘스페인 하숙’을 방송 3회만에 9.2%로 자체최고시청률을 경신하게 했다. 이쯤 되면 나영석 PD는 ‘예능 프랜차이저’ ‘브랜드 매니저’라는 소리도 들을만하다.

대중에게는 나 PD의 37억 수익이 큰 화제겠지만, 필자는 콘텐츠 제작과정의 ‘일하는 방식’에 관심과 흥미가 생긴다. 결론부터 말하면 나 PD는 협업의 최상 롤모델을 제시한 셈이다. 지금은 혼자 일하는 시대가 아니다. 그는 제작발표회 같은 곳에서 노골적으로 말한다.

“후배들은 나의 이름이 필요하고 나는 후배들의 능력이 필요하다.” 상부상조이고 공동연출 체제라는 것이다.

“나영석 브랜드라고 하지만 우리(후배 PD와 작가들 포함)의 브랜드다. 이름이 알려진 게 나여서 그렇게 불려진다. 이런 게 언제까지 갈 것이라고 한다면, 우리가 추구하는 톤이 시청자가 그만해라고 할때까지다. 그 때는 저는 관리자인 데스크(부장)로 올라가지 않을까.”

그런데 나영석 사단 방식은 KBS에서는 왜 가능하지 않을까. 이미 KBS에서도 이우정 작가를 포함하는 나영석 사단이 제법 모양새를 갖췄었다. 하지만 이 시스템은 KBS에서는 인정받기 힘들며 오래 가기 힘들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왜 저 친구만 계속 일요 버라이어티를 하냐”는 등 주변의 항의, 시샘 문화와 합쳐져 더욱 그렇다. 나영석 사단을 공조직 내의 사조직, 또는 개인 프로그램 같다며 그런 조짐과 현상이 심화되기 전에 PD들을 순환시켜버릴 것이다.

나영석 PD는 KBS에서 선배인 이명한 PD(현 tvN 본부장)가 영국 연수를 가는 바람에, 경력에 비해 빨리 일요 버라이어티 예능(1박2일)의 메인 PD를 맡아 운이 따라주었다고 볼 수 있지만, 콘텐츠 제작의 좋은 모델인 나영석 사단을 만들어 그 역량을 끌고가 ‘윈윈’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CJ ENM에 근무하던 지난 6여년간 나영석 PD가 만약 KBS에 계속 있었다면 연공서열 고정 임금에 5천만원 정도의 인센티브를 2~3차례 받는 데 그쳤을 것이다. 물론 이 돈은 여러 명과 나눠야 하고 회식에도 써야 한다. 조직문화를 한번 생각해볼만하다.

콘텐츠 제작 방식에서 나영석 사단은 실패확률을 줄여준다. 영화의 마블처럼, 예능의 나영석 사단도 개별 PD와 개별작가의 결합에 비해 실패할 확률이 낮아진다. 나영석 이름이 붙으면 브랜드의 신뢰도가 생기고, 특유의 색깔을 갖는 ‘유니버스(Universe, 세계)’ 느낌도 난다.

지루해지고 재미가 없어져갈 때 쯤이면 끝내버리는 ‘시즌제’도 지속적인 흥행에 한몫했다. 물론 계속 새로운 기획을 내놔야 하지만. 그것은 여러 명이 함께 하는 팀 플레이로 가능해졌다.

나영석 사단은 나영석 PD 혼자가 아니다. 회사와의 협상력도 엄청나다. 회사를 이적할 경우 나 PD 혼자 옮기는 게 아니다. 팀 전체, 회사 하나가 빠져나가는 거다. 나영석 PD의 지난해 보수 37억은 회사와 본인이 최대치를 끌어낸다는 것이 수치화 된 것이다.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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