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산불’ 앞에선 일단 뭉친 여야…이번엔 소방관 국가직 전환 가능할까

2년 넘게 법안 소위에 발 묶여

여당 “최우선”…야당 “반대 어려워”

지난 6일 강원 속초시 장사동에서 잔불을 제거하다 휴식을 취하는 소방관 모습. [연합=헤럴드]

막대한 인명과 재산 피해를 일으킨 강원 산불에 대치를 거듭하던 여야가 4월 국회 시작과 함께 눈치 싸움을 시작하게 됐다. 특히 산불 진화에 나선 소방관들의 국가직 전환에 대한 여론이 높아지면서 각 당 내부에서도 “더는 미룰 수 없다”는 공감대가 생기고 있다.

8일 국회에 따르면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이 지난 5일 ‘4월 임시국회’ 집회요구서를 제출하면서 이날부터 본격적인 4월 국회 일정을 시작하게 됐다. 한국당은 국회 소집에는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이른바 ‘소득주도성장 폐지 3법’ 등의 입법을 논의하는 등 사실상 4월 국회 준비에 들어갔다.

특히 이번 4월 국회에서는 지난달 3월 국회에서 여야가 손을 잡게 만들었던 ‘미세먼지 대란’처럼 ‘강원 산불’이 여야의 등을 떠미는 모양새다. 당장 지난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소위를 통과하지 못한 ‘소방관의 국가직 공무원 전환’에 대한 요구가 국회 안팎에서 빗발치고 있다.

실제로 지난 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소방공무원을 국가직으로 전환해주세요’란 제목의 청원은 3일도 안 돼 참여 인원이 17만8500여명까지 늘었다.

소방공무원의 국가직 전환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1호 공약이었을 정도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그간 국회 통과는 요원한 상황이었다. 현재 국회에 계류된 소방공무원의 국가직 전환 관련 법안은 소방공무원법과 소방기본법, 지방공무원법, 소방재정지원특별회계 및 시도 소방특별회계 설치법 등이다. 그러나 발의된 법안들 대부분이 2년이 넘도록 국회에 묶여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11월에는 국회 본회의 통과를 목표로 여야 심사까지 마쳤지만, 법안 소위에서 일부 의원들이 자리를 떠나며 ‘의결 정족수 미달’로 논의가 중단됐다. 이후에도 소위가 두 차례 더 열렸지만,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 임명 논란으로 인한 한국당의 국회 보이콧과 인사청문회를 둘러싼 여야 간 다툼으로 관련법은 논의조차 되지 못했다.

그러나 4월 국회 상황은 다르다는 게 국회 안팎의 분위기다. 단일 화재로는 역대 최대규모의 산불이 일어나면서 피해 복구와 소방직 공무원들의 처우 문제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도 높아졌기 때문이다. 당장 여권에서는 “4월 국회에서 최우선 순위로 소방공무원 문제를 논의하겠다”는 입장이다.

여권 관계자는 “지난해 법안 소위에서 한국당 의원들도 대부분 동의했던 법안”이라며 “산불피해 복구 법안과 함께 최우선 처리하는 쪽으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야당인 한국당도 “법안 처리를 더 미뤘다가 역풍을 맞을 수 있다”며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당장 황교안 대표도 지난 5일 화재 현장을 찾은 뒤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산불진화가 완료될 때까지만이라도 각 당이 정쟁을 멈추고 피해방지와 신속한 지원을 위해 지혜를 모아달라”고 호소했다. 산불 전후 이어진 의원들의 잇따른 구설수도 한국당의 입장을 난처하게 하고 있다.

한 행안위 소속 야권 관계자는 “지난번처럼 회의 중 이석하는 방식으로 반대를 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그러나 법안 내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여전히 있다”고 설명했다.

유오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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