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가 낳은 고진영의 냉철함…메이저 우승 원동력

8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 미라지의 미션 힐스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메이저 대회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우승한 고진영이 트로피를 들어보이고 있다. (Gabe Roux/LPGA 제공) /뉴스1

8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 미라지의 미션 힐스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메이저 대회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우승한 고진영이 트로피를 들어보이고 있다. (Gabe Roux/LPGA 제공) /뉴스1

고진영(24)은 독서량이 상당한 선수다. KLPGA투어에서 뛸 때도 손에서 책을 놓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감정의 기복이 별로 없는 멘탈을 자랑한다. 독서를 통해 냉철한 이성을 키운 덕분이다. 생애 첫 메이저 우승(ANA 인스퍼레이션)도 이런 평정심이 일궈낸 값진 열매다.

고진영은 최종라운드에서 4타차 선두를 달리다 1타차로 쫒겼다. 그래도 흔들리지 않았다. 무심한 듯 자신의 플레이에 집중했다.

그리고 우승이 확정된 순간 ‘왈칵’ 눈물을 쏟아냈다. ‘다 끝났다’는 안도감과 함께 감정을 복받치게 한 무엇이 있었다. 냉철한 승부사에서 인간으로 돌아온 순간이었다. 다음은 고진영과의 일문일답.

챔피언 퍼트를 넣고 울었다. 무슨 생각을 했는가? (돌아가신)할아버지 생각이 많이 났다. 할아버지가 많이 좋아하셨을 것 같다. 지난 해 4월 10일에 돌아가셨는데, 아직도 안 계시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할아버지가 그립다.

우승을 축하한다. 메이저 챔피언이 됐는데 소감은?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 오늘, 이번 주에 플레이를 잘 했다. 나도 어떻게 우승을 하게 됐는지 모르겠다. 다만 모든 사람들이 축하인사를 건네니 ‘내가 우승했구나’하고 느끼고 있다.

이번 우승이 할아버지께 바치는 우승이 될 것 같다. 물론이다.

메이저와 일반 대회는 우승에 대한 느낌이 다른데, 소감이 어떤가? 이번 주에 정말 캐디에게 도움을 많이 받았다. 나 스스로도 이번 대회가 메이저가 아니라 다른 대회와 똑같다고 스스로 세뇌를 시켰다. 긴장감이 높아지면 샷이 달라지기 때문에 스스로 마인드 컨트롤을 했다. 멘탈 코치 선생님도 이런 부분에 많은 도움을 주셨다.

언제 우승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나? 확실한 것은 16번 홀에서 버디를 했을 때였다. 하지만 17, 18번 홀이 안심할 수 없는 홀이어서 최대한 집중을 하려고 노력했다. 확실하게 느꼈던 것은 캐디가 (18번 홀)서드 샷을 치고 나서 두 타차 선두라고 해서 그때 알았다.

신인왕도 했고 메이저 우승도 했다. 큰 선수가 되기 위한 코스를 밟아가고 있다. 앞으로 어떤 자세로 투어 생활을 할 건가? 데뷔한지 2년차다. 앞으로 몇 년을 더 할지 모른다. 겨우 2년차고 언니들은 10년이 넘은 경우도 많다. 따라가려면 너무나도 많은 연습을 하고, 보완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언니들이 발자취를 남겨 주신 만큼 그 발자취를 조금이라도 따라갔으면 좋겠다. 앞으로 열심히 하겠다.

벌써 2승이다. 아직 시즌이 많이 남았는데 남은 시즌 어떻게 할 생각인가? 조금 더 마음의 안정을 취하고, 골프에 대한 열정을 끌어올린 다음 하와이와 LA 대회를 치르면 좋을 것 같다.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정근양 기자]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