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 양극화의 비극? 샌프란시스코의 ‘쓰레기 수거자들’

수백만 달러 저택에서 버려진 쓸만한 물건들, 시장에 되팔아 수익

‘쓰레기 수거자’들이 자원 생태계에 도움을 준다는 시각도

[게티이미지뱅크=헤럴드]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제이크 오르타 씨의 작은 원룸에는 어린이용 자전거 헬멧과 청소기, 헤어드라이어, 커피머신, 그리고 옷 더미들이 여기저기 흩어져있다. 모두 자신의 집에서 불과 3블록 떨어진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의 저택의 쓰레기통에서 주워온 것들이다.

참전용사인 오르타 씨는 현재 정부가 보조해주는 주거지에 살면서 ‘전업 쓰레기 수거자(Waste Picker)’로 일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샌프란시스코 지하 경제에는 수백만달러짜리 집에서 버려지는 물건 중 팔 수 있을만한 것들을 골라 되파는 그와 같은 ‘쓰레기 수거자’들이 존재한다”고 전했다.

수거한 쓰레기를 팔아서 수익을 내는 ‘직업’은 실리콘밸리를 눈 앞에 두고 있는 이러한 도시보다는 빈민가나 판자촌 등에서 더 자주볼 수 있는 것이었다. 비영리단체인 세계쓰레기수거연맹(The Global Alliance of Waste Pickers)은 전세계에 약 400개의 쓰레기 수거 조직이 있으며 이들 대부분은 라틴아메리카나 아프리카, 남부 아시아에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NYT는 “오르타 씨와 같이 쓰레기를 수거하며 사는 이들은 샌프란시스코뿐만이 아니라 다른 미국 도시에도 존재한다”면서 “이는 미국 자본주의의 극단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게티이미지뱅크=헤럴드]

샌프란시스코가 세계에서 가장 진화한 재활용 시설 가운데 하나인 ‘리콜로지(Recology)’ 시설을 통해 재활용과 관련한 이슈를 이끌고 있는 대표적인 도시 중 하나다.

이 샌프란시스코는 아이러니하게도 ‘쓸 만한’ 쓰레기를 주울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제공한다. 일자리를 찾아 보인 수 많은 젊은이들, 그리고 실리콘밸리의 명성과 함께 부를 얻게된 이들이 자신들의 여분의 청바지나 오래된 전자제품을 없애기 위해서 가장 쉽게 택할 수 있는 방법이 그냥 쓰레기통에 ‘버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리콜로지의 대변인인 리드 씨는 “점점 더 많은 기술자들이 샌프란시스코로 모이면서 도시는 더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면서 “이들은 물건에 대한 주의기간이 짧으며, 중고품 가게를 통해 자신의 물건을 처분하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버려진 물건 중 쓸만한 것들을 다시 주워서 시장에 되파는 ‘쓰레기 수거자’들의 행위가 오히려 자원 생태계에 도움을 준다는 시각도 있다.

실제 오르타 씨는 자신이 회수하는 물건을 즉석 시장이나 토요일에 열리는 큰 시장에 내다 판다. 그는 “아이들의 장난감은 좀처럼 팔리지 않는데,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쓰레기통에서 발견한 것을 사주는 것을 달갑지 않게 생각하기 때문”이라면서 “하지만 남자들은 옷이 어디서 왔는지 별로 신경 쓰지 않는 것 같다. 청바지는 한 켤레에 5달러나 10달러 정도에 판다”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쓰레기를 주으며 사는 사람들의 세계를 기록한 바 있는 호주의 사진작가 닉 마르자노는 “샌프란시스코에는 수 백 명의 쓰레기 청소부들이 있다”면서 “내 생각에는 이들의 행위를 통해 매립되는 쓰레기 보다 더 많은 물건들이 재사용되고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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