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회장, 폐질환 숨기고 미국서 치료 받은 이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8일 새벽(한국시간) 미국 현지에서 폐 질환으로 별세했다고 대한항공이 밝혔다. 사진은 2014년 7월 31일 서울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 총회에서 인사말 하는 조 회장. [연합=헤럴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8일 새벽(한국시간) 미국 현지에서 폐 질환으로 별세했다고 대한항공이 밝혔다. 사진은 2014년 7월 31일 서울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 총회에서 인사말 하는 조 회장. [연합=헤럴드]

조양호(70) 한진그룹 회장이 7일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면서 그의 사망 원인에도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진그룹은 이날 조 회장 별세 소식을 알리면서 “조 회장이 오늘 새벽 미국 현지에서 폐질환으로 별세했다”고 밝혔다.

조 회장의 충격적인 별세 소식만큼 그가 병을 앓고 있었다는 점도 세간을 놀라게 했다.

조 회장은 6개월 전인 지난해 10월 18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문희상 국회의장 초청 한미재계회의 30주년 기념 오찬 간담회’의 한국 측 위원장으로 참석할 당시만 해도 병세를 의심할 수 없을 정도로 건강한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애초 한진그룹은 조 회장의 부고를 처음 알리면서 사인에 대해 “숙환으로만 안다”며 “정확한 병명이나 사인은 파악 중”이라고 감췄다. 그러나 사인을 두고 갖가지 ‘설’이 나돌자 사망 발표 40여 분 만에 조 회장의 사인이 폐질환이라고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그룹 측이 구체적인 병명을 확인해 주지 않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조 회장의 영장실질심사 당시 검찰에 ‘폐가 섬유화되는 병’이라고 밝힌 점으로 미뤄 폐섬유종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그룹에 따르면 조 회장은 지난해 12월 초 미국 로스앤젤레스(LA)로 건너가 병원에서 폐질환 관련 수술을 받았다. 당시 그룹 측은 조 회장의 방미에 대해 LA에 있는 윌셔 그랜드호텔 등 사업장 방문과 요양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미국으로 출국할 당시부터 건강이 좋지 않아 업무를 보지 않았고, 수술 후 LA에 있는 자택과 윌셔그랜드센터에 있는 인터콘티넨탈호텔에 머무르며 통원치료를 받았다는 게 그룹 관계자의 전언이다.

검찰의 기소로 재판을 앞둔 조 회장이 작년 말 출국금지 조치되지 않고 미국으로 향할 수 있었던 것도 그가 폐질환을 앓고 있었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검찰은 조 회장의 변호인이 지난해 영장실질심사 당시 조 회장이 질병으로 치료중이라는 사실을 알려 이를 처음 인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 관계자는 “조 회장이 실제로도 건강이 좋지 않았지만, 이런 사실을 알리지 않고 숨긴 것은 당시 조 회장 일가에 대한 여론이 워낙 나빠 질병을 핑곗거리 삼는다는 비판을 받을 것을 우려한 것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조 회장은 지난달 말 대한항공 대표이사직을 상실하면서 건강이 급속도로 악화됐다는 후문이다.그룹의 한 관계자는 “조 회장이 대한항공 주총 결과가 나온 이후 경영권 박탈에 대한 충격과 스트레스 등으로 병세가 급격히 악화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조 회장의 임종은 아내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과 장남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과 장녀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 차녀 조현민 대한항공 전 전무가 지킨 것으로 알려졌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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