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나이, ‘투석사형’ 시행…떨고 있는 말레이시아ㆍ인도네시아

인근 국가들 엄격한 이슬람법 요구 ‘우려’

보수 정치인들 “브루나이 법 지지” 표명

인권운동가인 피터 타첼이 지난 6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도체스터호텔 밖에서 브루나이의 투석사형법에 반대하는 시위를 하면서 시위자들에게 연설을 하고 있는 모습. [AP]

브루나이 정부가 이달 3일부터 동성애자와 간통죄를 저지른 사람에게 돌을 던져 죽이는 ‘투석사형’을 도입하자 이웃나라인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의 성소수자(LGBT)들이 두려움에 떨고 있다고 미국 CNN방송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작은 석유부국인 브루나이 왕국은 지난 3일 레즈비언에 대한 채찍질, 절도범에 대한 손목이나 발목 절단 등을 포함해 간통 및 성관계를 돌을 던져 죽이는 투석사형을 의무화하는 엄격한 이슬람법을 도입했다.

그러자 서구 국가들과 유명인사들은 일제히 이를 비난하고 나섰다.

미첼 바첼렛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이 법에 대해 “가혹하다”며 인권에 대한 후퇴라고 말했다.

하지만 브루나이의 ‘투석사형’ 도입 후 인근 무슬림 국가인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에서는 침묵이 흘렀다.

브루나이는 동남아에서 LGBT 섹스나 간통 등 범죄에 대해 사형을 내리는 첫번째 국가이지만, 이웃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는 수년 간 엄격한 이슬람 율법을 실험해 왔다.

말레이시아는 이미 세속과 종교가 혼합된 법 체계를 시행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샤리아 법이 동성애 성행위 같은 ‘자연스럽지 않은’ 행위를 벌금 등으로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보수적인 북서부의 아체주는 샤리아법을 제정해 온 역사를 가지고 있다.

국제 인권 비영리단체인 휴먼라이트워치의 안드레아스 하르소노 연구원은 브루나이 검찰이 2014년 자국 내 샤리아법 도입을 앞두고 아체까지 방문해 이 법의 시행에 대해 알아봤다고 말했다.

하르소노 연구원은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에서 이미 목소리를 높인 보수적 이슬람교도들이 브루나이의 예를 들어 보다 엄격한 이슬람 정책과 법을 요구할 것 같다”고 우려했다.

그는 “인도네시아에는 60개 이상의 지방자치단체와 3개 주가 ‘히잡’을 의무화하고 있다”며 “성소수자에 대한 형사처벌 규정이 있는 지역도 20곳 이상에 달한다”고 말했다.

히잡은 이슬람 여성들이 머리와 목 등을 가리기 위해서 쓰는 두건의 일종이다.실제로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의 보수주의 정치인들은 이번 달 브루나이 법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아체에서 울라마 입법회의 지도자들 중 한명이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브루나이의 법은 단지 ‘종교적 자유’”라고 말했다.

CNN은 “인도네시아나 말레이시아가 보다 더 엄격한 이슬람 율법을 시행하기 위해 움직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단지 이론에 그치지 않는다”며 “이미 반LGBT 운동가들에 의해 분명한 시도가 있었다”고 보도했다.

2018년 초 보수적 이슬람 단체들의 대규모 연합은 인도네시아 헌법재판소에 LGBT 관계를 범죄화하는 새로운 형법을 도입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결국 실패했지만, 이를 지지한 단체들은 여전히 막강한 세력이라고 CNN은 덧붙였다.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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