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이냐 바른미래냐…평화당, 교섭단체 선택 갈림길

정동영 “개혁 위해 정의당과 함께”

박지원계 “바른미래와 3지대 모색”

민주평화당이 갈림길에 서 있다. 4ㆍ3 보궐선거 이후 정의당과 바른미래당 중 어느 쪽과 손 잡을지 고심하며 내부적으로 첨예한 대립을 이루고 있다.

9일 평화당에 따르면 정동영 평화당 대표 등 일부 의원들은 정의당과의 교섭단체를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교섭단체 지위가 있어야만 선거제 개혁, 사법개혁 등의 과제를 처리하는데 수월하고 예산 협상에 나서는 등 정당으로서 실질적인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평화당과 정의당은 ‘평화와 정의의 의원모임’라는 공동 교섭단체를 구성했다가 고(故) 노회찬 전 정의당 의원의 사망으로 의석 수가 줄면서 지위를 상실했다.

그러나 반대 움직임이 만만치 않다. 장병완 평화당 원내대표는 물론 박지원 평화당 의원 등 다수의 의원들이 교섭단체 구성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교섭단체 지위에 집중하기보단 내년 총선에 앞서 제3지대를 모색해 세력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정의당과 교섭단체를 구성하게 되면 노동이나 경제 정책 등 일부 노선 차이가 분명해 실질적인 입지가 좁아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반대 움직임은 호남 출신의 바른미래당 의원들과 단독 교섭단체를 구성하는 방안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호남 출신 의원들과 뭉쳐 의석 수 20석을 채우면 교섭단체를 만들 수 있는 것은 물론 ‘호남정당’으로 거듭나 내년 총선에서 승산이 있다고 보는 것이다.

실제로 최경환 평화당 최고위원은 이날 cbs라디오에 출연해 “다수 의원들이 교섭단체 구성보다는 민주평화당의 변화를 만드는 것, 정계개편에 적극 대응하는 게 내년 총선을 위해 필요한게 아닌가 하는 의견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바른미래당에서 호남 지역구 의원들이 입당하면 단독 원내교섭단체가 될수 있다고 보는가”라는 질문에 “그렇다. 무소속 또는 바른미래당 호남 의원들과 충분히 교섭단체를 만들수 있다. 그런 방법도 하나의 대안으로 이야기되고 있다”며 단독 교섭단체 가능성도 가능했다.

현재까지 최소 5명 이상의 평화당 의원들이 반대 입장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의당과 평화당의 교섭단체 복원은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의원 1명이라도 교섭단체에 반대하면 교섭단체 구성이 불가능하다.

변수는 바른미래당이다. 바른미래당은 4ㆍ3 보궐선거 이후 내홍으로 갈라질 위기에 놓여 있다. 바른미래당의 앞날이 정해진 이후에나 평화당은 호남 출신의 바른미래당 의원들과 앞날의 논의할 수 있다. 평화당이 바른미래당의 정계개편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는 이유다.

평화당은 이날 의원총회를 열고 정의당과의 교섭단체 추진 건에 대해 논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평화당과 정의당은 오는 15일까지 교섭단체 논의를 마칠 예정이다.

이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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