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앞두고 영국경기 호황? 쌓이는 재고에 GDP 혼선

도요타 등 제조업체, 노 딜 대비해 재고 비축

재고를 투자로 간주…왜곡된 경제지표에 주가도 10%↑

영국 런던 국회의사당 앞에 걸린 영국 국기와 유럽기 [EPA=헤럴드]

영국 런던 국회의사당 앞에 걸린 영국 국기와 유럽기 [EPA=헤럴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앞두고 영국의 경제 지표가 왜곡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기업들이 ‘노 딜’(No deal) 파국에 대비해 재고를 늘리자, 실제 경기 상황과 지표간 괴리감이 발생하고 있는 것.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14일 “‘거짓 안정’이 영국 경제와 시장을 뒤덮고 있다”며 “시간이 갈수록 ‘노 딜’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노 딜’ 리스크가 현실로 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3월 영국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5.1로 전월 대비 3.0포인트 상승했다. PMI가 50을 넘으면 경기 확장세를 뜻하는데, 지표 상으로는 영국의 경기가 호황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특히 제조업 PMI를 구성하는 구매품 재고지수가 급등하고 있다. 3월 재고지수는 6.3포인트 증가한 66.2를 기록했다. 1992년 이후 최고치를 3개월 연속 경신했다. 주요 7개국(G7)과 비교해도 유례 없이 높은 수준이다.

PMI 호조에 힘입어 1~3월 실질 GDP 성장률은 0.5%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상황이 발생한 것은 ‘투자의 일종’으로 취급되는 재고 증가가 국내총생산(GDP)을 비정상적으로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경제 지표가 호조를 보이니 금융시장도 안정을 유지하고 있다. 런던 증시의 FTSE 100지수는 작년 말 대비 10% 넘게 상승했고, 달러 대비 파운드화 가치도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그렇다면 브렉시트가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는 걸까. 열쇠는 재고에 있다.

재고를 최대한 억제하는 ‘저스트 인 타임’(just in time) 상품관리방식으로 유명한 도요타도 임시 창고까지 빌려 3일분까지 재고를 늘렸다. 통상 도요타의 재고가 4시간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상당히 이례적인 조치다.

이에 대해 신문은 “서비스업을 포함한 3월 영국의 PMII는 50 전후이지만, 실질적으로는 40대로 봐야 한다”며 “기업들이 단기간 재고를 비축한 데 따른 반동이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혼다와 포드, 다이슨 등 영국에 본사와 제조공장을 둔 기업들의 이탈 움직임도 본격화하고 있다.

신문은 “경제시장의 표면적 안정이 브렉시트 합의를 위한 정치인들의 태도를 느슨하게 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세계 5위의 경제대국 영국의 경제가 이미 얼어붙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영국 정치가 현실을 외면한 채 합의 없는 이탈(노 딜 브렉시트)로 치달을 경우, 세계 경제가 새로운 혼란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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