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부총리, 중국재정부장 면담…“반도체 반독점 조사ㆍ단체관광 배려 요청”

워싱턴 방문 계기로 독일 재무장관ㆍIDB총재도 만나 협력 방안 논의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1일(현지시간) 류쿤 중국 재정부장과 면담에 앞서 인사를 하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1일(현지시간) 류쿤 중국 재정부장과 면담에 앞서 인사를 하고 있다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1일(현지시간) 중국 재정부장, 미주개발은행(IDB) 총재, 독일 재무장관을 연이어 만나 현안을 논의했다.

기재부에 따르면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ㆍ중앙은행 총재 회의 참석차 미국 워싱턴DC를 방문 중인 홍 부총리는 이날 류쿤(劉昆) 재정부장과의 면담에서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이 겪는 애로가 속히 해결되도록 관심을 가져 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중국인의 한국 단체 관광이 활성화하도록 여건을 조성하고 반도체 기업의 중국 내 반독점 행위 여부를 조사할 때 한국 기업을 배려해달라고 요청했다.

양측은 자국 경제 동향을 설명하고서 정책 공조를 강화하기로 했다. G20이나 올해 중국 공동 의장국을 맡는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3(한ㆍ중ㆍ일) 회의 등 다자 채널을 활용한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홍 부총리는 역내 금융안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아세안의 거시경제조사기구인 암로(AMRO, ASEAN+3 Macroeconomic Research Office)의 거시 역량 강화와 역내 금융안전망인 치앙마이이니셔티브 다자화(CMIM)의 대응력 강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류 부장은 아세안+3가 위기 재발 방지를 넘어서 금융안정, 경제 성장, 통합 등 새로운 의제를 논하는 장으로 발전해야 한다며 한국이 이런 구상을 지지해달라고 요청했다.

홍 부총리는 한국 정부가 경제활력을 높이기 위해 추가경정예산(추경)안 편성에나서는 등 적극적인 재정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류 부장은 중국의 1분기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였다고 평가하며 경기 보완을 위해 2조 위안의 감세 조치도 추진해 올해 중국 경제가 예상보다 좋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날 홍 부총리는 알베르토 모레노 IDB 총재도 만났다. 양측은 한국ㆍ중남미 고위 정부 관계자, 민간 기업 등을 초청해 10월 7일∼8일 한국에서 제5차 ‘한국ㆍ중남미(Korea-LAC) 비즈니스 서밋’을 공동 개최하기로 하고 이를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홍 부총리와 모레노 총재는 청년기술인재단을 비롯해 한국 인재를 IDB에 진출시키는 구상 등 한국과 IDB의 협력 방안도 논의했다. 모레노 총재는 중남미 기업 400개 이상이 참여 신청을 하는 등 청년기술인재단에 대한 수요가 많다고 소개했다.

홍 부총리는 한국의 젊은 기술 인력이 국외로 활발하게 진출할 수 있도록 관련 절차를 조속히 마무리해달라고 요청했고 모레노 총재는 연내에 이를 완료하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라프 숄츠 독일 재무장관과의 면담에서 홍 부총리는 최근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을 위한 중요한 모멘텀이 마련되고 있다고 설명하고서 분단과 통일을 모두 경험한 독일과 긴밀하게 협력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슐츠 장관은 독일의 경험을 적극적으로 공유하겠다고 답했다.

양측은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나 미ㆍ중 무역갈등 등의 영향으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하고 상호 협력을 확대하기로했다.

홍 부총리와 슐츠 장관은 양국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국장급 거시경제 대화 채널을 연내에 가동하기로 뜻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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