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총선서 사민당 승리…유럽 ‘좌파 부활’ 기지개

스페인 총선서도 집권 사회노동당 우세

슬로바키아 대선서 진보 성향 女대통령 당선

전문가 “유럽 우향우 거스를 수 없어…좌풍 일시적 현상일 가능성” 

핀란드 총선에서 제 1당의 자리에 오른 사회민주당의 안티 린네 대표가 그의 부인과 승리를 축하하고 있다. [EPA=헤럴드]

핀란드 총선에서 제 1당의 자리에 오른 사회민주당의 안티 린네 대표가 그의 부인과 승리를 축하하고 있다. [EPA=헤럴드]

지난달 말 슬로바키아 총선에서 자국 역사상 최초의 여성 대통령에 당선된 진보 성향의 변호사 주사나 카푸토바 [EPA]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극우 민족주의가 세를 넓히고 있는 유럽 대륙에서 최근 좌파-진보 성향 정치세력의 약진이 잇따르고 있다. 핀란드 총선에서 좌파 성향 정당이 16년 만에 제 1당 자리에 올랐고, 오는 28일 스페인 총선에서도 현 집권 사회노동당의 승리가 예상된다.

지난달 말 슬로바키아 대선에서는 진보 성향의 여성 후보 주사나 카푸토바가 당선됐다. 극우 민족주의에 밀렸던 유럽의 진보 성향 정치세력이 부활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이미 ‘오른쪽’으로 이동한 유럽 정계의 판세를 뒤짚기는 역부족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14일(현지시간) 실시된 핀란드 총선에서 중도좌파 성향의 사회민주당이 17.7%의 득표율로 전체 200의석 중 40의석을 차지했다. 극우 성향의 정당인 핀란드인당은 사회민주당과 근소한 차이(0.2%)로 39석을 획득하며 제 2당에 올랐다. 집권 연립여당의 한 축인 국민연합당은 38석을 얻었고, 현 집권세력 핵심이자 유하 시필레 총리가 이끈 중도당은 지난 선거보다 18석 적은 31석 만을 사수하는 데 그쳤다.

사회복지제도와 기후문제 등이 이번 총선의 최대 쟁점으로 부상한 가운데, 외신들은 증세를 통해 현재의 ‘북유럽식 사회복지모델’을 유지하자는 진보 세력의 주장이 유권자들의 큰 지지를 받은 것으로 분석했다. 우파 및 중도우파는 고가의 복지가 재정악화를 부추긴다며, 교육비 등 복지예산 삭감을 주장했다.

사회민주당의 승리는 유럽 전역에서 좌파, 혹은 중도 좌파 정당들이 힘을 잃고 있는 가운데 거둔 좌파 진영의 ‘값진 승리’이기도 하다. 영국의 익스프레스는 “이 선거에서의 선전 역시 대부분 좌파와의 전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중도 좌파 정당의 승리는 유럽에서 매우 드문 사건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오는 28일 조기 총선을 치르는 스페인에서도 현 집권 사회노동당이 중도우파, 극우진영을 꺾고 승리를 거둘 것으로 관측, 유럽 내 진보 진영에 더욱 힘을 실을 것이란 기대도 높다. 지난 9일 스페인사회연구소의 투표의향 조사 결과에서 사회노동당은 30.2%의 지지율로 전체 350석 중 123~138석을 얻을 것으로 관측됐다. 현재 제 1당인 국민당은 17.2%의 지지율로 최대 76석을 얻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핀란드, 스페인 총선에서 진보 진영의 승리는 일시적인 것이며, 반대로 우익 포퓰리즘의 입지를 굳히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는 목소리도 높다. 실제 핀란드인당은 근소한 차이로 제 2당에 올랐지만, 건재함을 과시했다. 오히려 반(反) 이민 정책에 더욱 강경한 목소리를 내면서 충성 지지층을 넓혔다는 분석도 나온다.

스페인 총선에서는 극우정당인 복스(VOX)가 약진, 사실상 ‘우파 무풍지대’ 였던 스페인 정계에 세를 넓혀가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창당 4년 차인 신생정당인 복스는 11.9% 지지율로 최소 29석 이상을 획득할 것으로 관측됐다. 이번 총선이 스페인 내 우익세력의 기반을 마련하는 모멘텀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가디언은 “페미니즘, 지역화를 둘러싼 문화전쟁 속에서 극우 정당이 부상하고 있다”면서 “복스는 이번 선거에서 전통적인 좌파 정당의 자리를 차지하고, 다른 우파 정당의 증가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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