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조양호 회장 영결식] 대한항공 ‘미래 50년’… ‘수송보국’은 진행형

1969년 적자 대한항공공사 인수

항공기 166대…글로벌 항공사로

불황 정면돌파·과감한전략 교훈

‘항공산업의 선구자’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발자취는 50년 항공사를 넘어 50년 이후를 내다본 청사진이었다.

한진그룹 창업주인 고(故) 조중훈 회장부터 이어진 리더십과 서비스 혁신이 원천이었다. 지난 1969년 3월 국영 대한항공공사를 인수해 민항사를 연 대한항공은 50년 만에 166대의 항공기를 보유하고 12조6512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글로벌 항공사로 성장했다.

고인의 장기적인 안목은 성장 엔진에 날개를 달았다. 1973년과 1978년에 산업계를 덮친 1ㆍ2차 석유파동의 파고 속에서도 대한항공의 전략은 유지됐다. 실제 당시 항공사 비용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연료비 부담은 4배까지 치솟았다.

대한항공은 원가를 줄이면서 시설과 장비 가동률을 높였다. 항공기도 꾸준히 늘렸다. 이는 중동 수요 확보와 노선 확대를 이룰 수 있는 토대가 됐다. 1997년 외환위기라는 큰 산 앞에서도 조 회장의 뚝심은 빛을 발했다.

98대의 자체 소유 항공기를 바탕으로 매각과 임차를 통해 유동성 위기에 대처하는 동시에 총 27대의 추가적인 항공기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2003년에는 초대형 항공기인 A380 기종을 도입해 투자 전략의 백미를 장식했다. 대한항공의 중장기 비전 및 경영발전방안의 향배를 결정하는 연결고리는 항공 동맹체인 ‘스카이팀’이다. 실제 조 회장은 ‘스카이팀’ 창설의 실질적 주역이었다.

2000년 6월 4개 대륙에 기반을 둔 항공사가 주도한 스카이팀은 현재 175개 국가 1150여 도시에 매일 1만4500편의 항공기를 운항하는 동맹체로 성장했다. 연간 수송 승객은 6만3000만명이 넘는다.

6월 열리는 IATA 연차총회(International Air Transport Association Annual General Meeting)도 조 회장의 결실 중 하나다. IATA는 120개국 287개 민간 항공사가 회원으로 가입된 국제 협력기구다.

고인이 닦은 이른바 ‘항공업계의 UN 총회’는 국내 항공산업의 새로운 길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한항공은 조 회장의 청사진을 이어받아 2023년 매출 16조2000억원, 영업이익 1조7000억원 목표 달성을 위한 가속페달을 밟는다. 비상경영체제 이후 도입하는 선진화된 수익 관리 시스템을 통해 추가적인 평균 운임의 제고 효과도 기대된다.

대형기 교체 주기가 일단락하면서 기계 투자비 축소 효과는 80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1조8200억원, 올해 1조3000억원으로 감소세인 차임금에 따른 이자비용 감소 효과는 12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재무구조 개선에 따른 당기순이익 실현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의미다.

조 회장은 1969년 국영 대한항공공사를 인수하면서 “결과만 예측하고 사업을 시작하거나 이익만을 생각하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사업은 진정한 의미의 사업이 아니다”고 말했다. ‘수송보국(輸送報國)’의 마침표가 아닌 쉼표를 찍은 대한항공이 되새겨야 할 조언이다.

정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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