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가 ‘암호화폐’에 관심을 갖는 까닭은?

“글로벌 인프라·막대한 자본으로 금융 플랫폼 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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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에는 스타벅스에서 현금이 아닌 비트코인으로 결제를 하게 될 것이다” 테슬라, 스카이프, 바이두의 초기 투자자로 유명한 미국 벤처투자자 팀 드레이퍼는 지난 3월 미국 NBC베이에리아 팟캐스트를 통해 이같이 예언했다.

지난해 8월 스타벅스는 ‘백트’ 파트너로 참여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백트’는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를 소유한 세계 최대 거래소그룹 ICE(Intercontinental Exchange)와 마이크로소프트(MS), 스타벅스, 보스턴컨설팅이 모여 만든 암호화폐 거래사이트다. 당시 암호화폐 지지자들은 비트코인으로 커피를 사 마실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라며 흥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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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국내 블록체인 액샐러레이터 ‘체인파트너스’ 리서치센터 보고서에 따르면 스타벅스는 단순한 암호화폐를 결제하는 공간이 아닌 암호화폐 금융 플랫폼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스타벅스는 ‘스타벅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과 암호화폐를 접목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전 세계 스타벅스 모바일 앱 이용자들은 ‘자동충전’과 ‘쿠폰 관리’의 편리성 등을 이유로 앱을 사용한다. 모바일 앱을 통해 모인 고객 예치금도 어마어마하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과 S&P글로벌마켓인텔리전스의 조사에 따르면, 스타벅스는 2016년 12억달러(약 1조3626억원)의 고객 예치금을 모았다. 이는 미국 중소은행 예치금보다 많은 수준이다.

미국 내 가장 많은 모바일 페이 이용자를 보유한 기업이 ‘스타벅스’라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미국 리서치 업체 ‘이마케터’에 따르면 2018년 미국 내 스타벅스 모바일 페이 이용자는 2340만명으로 삼성페이 이용자(약 990만명)의 2.3배다.

또 2018년 기준 전 세계 스타벅스 매장의 수는 2만8218개다. 글로벌 인프라와 막대한 자본을 갖춘 스타벅스가 일반 은행처럼 고객 예치금을 활용해 이자 수익을 낼 수 있다면 은행보다 더 큰 수익율을 거둘 수 있다. 그러나 ‘통화의 다양성’과 ‘국가별 은행의 다양성’이 제약으로 작용했다.

스타벅스가 만국 공통화폐인 ‘암호화폐’에 관심을 갖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암호화폐는 유럽, 미국보다 제3세계 국가인 중남미와 아프리카 국가에서 더 활발히 사용되고 있다. 이는 경제 위기와 부패한 정부를 불신하는 국민들의 정서가 그 밑바탕에 깔려 있다. 대표적으로 베네수엘라는 6년간 이어진 초인플레이션으로 법정화폐가 기능을 상실해 암호화폐가 ‘안전자산’으로 떠올랐다.

만약 스타벅스가 은행보다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도 높은 이자를 제시한다면, 중남미·아프리카·동남아 국가의 이용자들은 글로벌 암호화폐 금융사 역할을 하는 스타벅스에 돈을 맡길 수 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스타벅스의 암호화폐 보유량은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날 것이다.

체인파트너스 리서치팀 관계자는 “스타벅스가 암호화폐 금융 플랫폼 사업을 확장하게 되면 자본 규모와 글로벌 인프라 차원에서 로컬 은행들은 상당한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궁극적으로 스타벅스가 대출·자산관리·보험 등 디지털 자산에 특화된 각종 금융 사업까지 확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스타벅스는 2018년 10월 아르헨티나 현지 은행 ‘뱅코 갈라시아’와 함께 카페에서 은행 업무를 볼 수 있는 ‘커피 뱅킹’을 개설했다.(뉴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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