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절염, 나이들면 다 그렇다고요?…관리하기 나름입니다

퇴행성은 연골 노화·조직 퇴행이 원인

스트레칭·걷기 등 가벼운 운동 필수…류마티스관절염은 ‘자가면역질환’

발병 초기 약물치료 증세호전 효과 ↑…빠른 진단·적절한 생활습관이 진행 늦춰 

 

# 50대 주부 박모씨는 지난 해부터 왼쪽 무릎이 쑤시는 증상이 나타났다. 처음에는 많이 걸은 날에만 증상이 나타났는데 점점 그 빈도가 잦아졌고 이제는 멀지 않은 곳에만 다녀와도 무릎이 아프다. 올 해부터는 오른쪽 무릎까지 아프기 시작하자 박씨의 외출은 자연스럽게 줄기 시작했다. 집에만 있다보니 점점 우울 증상도 나타났다. 결국 병원을 찾은 박씨는 퇴행성관절염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운동이 필요하다는 의사 말에 지금은 매일 동네 수영장에서 운동을 하고 있다.

4월 28일은 대한정형외과학회가 정한 ‘관절염의 날’이다. 관절염은 생명을 위협할 정도로 위험한 질환은 아니지만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는 대표적인 질환 중 하나다. 관절염은 노화로 인한 하나의 증상이기는 하지만 운동 등 적절한 생활 습관과 조기 치료를 통해 병의 진행 상황을 늦출 수 있다.

▶퇴행성관절염, 단순히 노화 때문만은 아냐=관절은 관절연골, 뼈, 관절막 등으로 구성되는데 나이가 들면서 나타나는 퇴행성 변화는 관절 연골에서 시작된다. 연골 구성성분을 생산하는 연골세포가 시간이 지나면서 생성이 줄어들고 연골의 탄력성이 없어져 외부의 충격으로부터 관절을 보호하는 능력이 약해진다. 시간이 흐르면서 연골의 표면이 거칠어지고 염증이 반복되면서 관절이 붓고 통증이 심해진다.

관절염은 크게 ‘퇴행성관절염’과 ‘류마티스관절염’으로 나눈다. 그 중 퇴행성관절염은 관절을 구성하는 여러 가지 성분 중에서 뼈와 뼈 사이의 완충작용을 하는 연골이 손상되고 주위 조직에 퇴행 변화가 나타나서 생기는 관절염을 말한다. 주로 체중을 많이 받는 무릎관절, 엉덩이관절 등에 통증과 운동장애가 나타난다.

최찬범 한양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과거에는 단순히 노화 현상으로 나이가 들면 생기는 것으로 생각하였지만 실제로는 여러 가지 다양한 원인에 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연령, 성별, 유전적 소인, 비만, 관절의 모양, 호르몬 등 다양한 원인이 작용하여 병의 심한 정도와 증상이 나타나는 시기가 환자마다 다르다”고 말했다.

관절 연골의 노화는 대부분 30대부터 시작된다. 하지만 정상적인 관절조직은 스스로 조절하는 능력을 지니고 있어 수년 동안 아무런 증상이 없기도 하다. 증상이 나타나는 시기는 대개 50대 이후이며 여성이 남성에 비해 더 많이 나타난다. 최 교수는 “피부가 주름지고 머리가 희어지는 것도 개인차가 있듯이 관절의 노화도 개인차가 있다”고 말했다.

▶중년 여성 위협하는 ‘류마티스관절염’…뻣뻣한 증상 1시간 이상되면 의심=류마티스관절염은 퇴행성관절염처럼 연골의 퇴행에 의한 것이 아니라 몸 안의 면역세포가 자기 자신의 관절 조직을 스스로 공격하여 파괴시키는 자가면역질환이다. 주로 작은 관절인 손가락, 발가락, 손목, 발목 관절을 공격하지만 턱관절, 무릎관절, 어깨 관절, 목관절 등 모든 관절을 공격하며 관절 이외에도 폐, 혈관, 심장 등에도 염증이 생길 수 있다.

류마티스관절염도 퇴행성관절염과 비슷하게 중년 여성에게 많이 발생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관심질병 통계 자료에 따르면 2017년 류마티스관절염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총 24만4486명 중 여성이 18만4812명으로 남성(6만명)보다 3배 이상 많았다. 연령은 주로 50~60대에서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관절염 모두 관절에 통증이 생긴다는 점은 같다. 하지만 퇴행성관절염은 관절을 많이 사용했을 때 통증이 생기기 때문에 활동을 시작하면 더 악화되는 반면 류마티스관절염은 활동을 하면 통증이 줄어드는 특징이 있다. 송란 강동경희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두 관절염 모두 이른 아침에 관절이 뻣뻣해지는 조조강직이 있지만 퇴행성관절염은 활동을 하면 금방 좋아지는 반면 류마티스관절염의 경우에는 1시간 이상 지속된다”며 “만약 자고 난 이른 아침에 뻣뻣함과 함께 통증이 1시간 이상 지속되고 관절 마디마디가 많이 부어오른다면 류마티스관절염과 같은 염증성 관절염을 의심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운동과 빠른 치료가 ‘관건’=불행히도 두 관절염 모두 완치의 개념은 없다. 퇴행성관절염은 노화로 인한 증상이고 류마티스관절염은 자가면역질환이기 때문이다. 다만 적절한 생활 습관과 치료를 통해 진행을 지연시켜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것을 최소화 할 수 있다.

관절염 환자에게는 운동이 좋다. 운동을 하면 약해진 근육이 튼튼해지고 아픈 것도 줄어들며 체중관리도 용이해져 활동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 유재두 이대목동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무릎관절의 변형이 발생하지 않았다면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된다”며 “누운 자세 또는 의자에 앉은 자세에서 관절을 최대한 구부렸다 펴는 것을 반복해본다. 무릎 관절을 구부리려고 힘을 주면서 30초 동안 유지하고 안 펴지는 관절도 같은 방법으로 하면 좋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가벼운 걷기나 자전거타기 등은 특별한 장소나 기구를 요하지 않으면서도 많은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좋은 운동이다. 무릎운동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릎 앞의 근육을 발달시키는 것이다. 무릎을 쭉 편 상태에서 허벅지에 힘을 주어 근육의 저항을 길러주는 운동과 스트레칭을 반복적으로 시행하는 것은 가벼운 운동이지만 슬관절 관절염에 매우 효과적인 운동이므로 규칙적으로 꾸준히 시행해주는 것이 좋다.

반면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의 핵심은 ‘어떻게 치료할 것인가’보다는 ‘언제 치료할 것인가’의 타이밍에 있다. 최근 항-TNF 항체를 포함하는 강력한 항류마티스 생물학적 제제의 개발로 치료의 목표가 증상 조절에서 완전 관해(증상이 거의 소멸된 상태)를 유도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류마티스관절염 치료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미국류마티스학회 연구에서도 발병 6개월 이내 조기 치료를 한 환자가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사망률, 장애발생률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송 교수는 “처음부터 적극적 항류마티스제제 치료로 빨리 염증을 조절하는 것이 관절 변형을 막고 질병을 조절하는 데 가장 중요하다”며 “류마티스관절염은 환자 스스로가 치료의 수동적 대상이 아닌 적극적인 치료파트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손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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