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1분기 -0.3%성장…10년래 최저

소비·투자·수출 동반부진 영향

제조업·설비투자, 외환위기 수준

올 1분기 우리 경제 성장률이 -0.3%를 기록했다. 다섯 분기만에 다시 마이너스 성장이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여 만에 최저치다. 수출, 투자, 소비 등 부문을 가리지 않은 총체적 부진이다. 한국 경제가 경기 둔화를 지나 경기 하강 및 침체 국면에 진입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2019년 1/4분기 및 연간 국내총생산(GDP) 속보치’를 보면 지난 1분기 실질 GDP는 전기대비 -0.3% 증가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8년 4분기(-3.3%) 이후 최저다. 금융위기 이후 성장률이 처음으로 뒷걸음질 친 것은 2017년 4분기(-0.2%)였다. 이번 성장률은 이보다 0.1%포인트 낮다.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은 1.8%다. 이 역시 2009년 3분기(0.9%) 이후 9년 반 만에 최저다. 직전 시기와 비교하든, 지난해 같은 시기와 비교하든 약 10년 만에 가장 나쁜 실적이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이날 설명회에서 “지난해 이후 투자 부진이 지속되고 연말부턴 수출이 둔화되는 등 경제성장의 모멘텀이 강하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의 성장 기여도가 크게 하락하고 민간 소비가 주춤한 데 기인했다”고 밝혔다.

수출, 투자, 소비가 부문을 가리지 않고 동시다발적으로 악화됐다. 전기 대비로 수출이 -2.6%, 수입이 -3.3%를 기록했다. 설비투자는 -10.8%, 건설투자도 -0.1%다.

설비투자는 지난해 1.6% 감소한 데 이어 올해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16.1% 또 감소했다. 건설투자 역시 지난해 4.0% 줄고 올해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7.4% 더 줄었다. 특히 설비투자는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을 받았던 1998년 1분기(-24.8%) 이후 21년 만의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수출은 액정표시장치(LCD) 등 전기·전자기기를 중심으로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수입도 기계·장비, 원유·천연가스를 중심으로 감소했다.

한은 관계자는 “반도체 시장의 부진, 현대자동차 노사협약 지연에 따른 공급차질도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제조용 장비 등 기계류와 운송장비 감소가 주원인이었다. 운송장비 감소는 지난해 4분기 선박·항공기 투자가 대규모 집행된 측면도 작용했다.

건설투자는 주택건설이 부진한 가운데 토목건설도 감소했다.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 건설사업도 실제 집행에 시차가 걸린다고 한은 관계자는 설명했다.

여기에 올해 1분기는 지난해 4분기의 정부 지출 효과가 사라진 데 따른 ‘기저효과’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민간소비와 정부소비는 각각 전기 대비 0.1%와 0.3% 증가했다.

민간소비 중 의료 등 서비스와 의류 등 준내구재는 소비가 줄었지만, 가전제품 등 내구재가 늘었다. 하지만 민간소비는 지난 2016년 1분기(-0.2%) 이후로 최저치를 기록했고, 정부 소비 역시 2015년 1분기(0.0%) 이래로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이 2.4%, 전기·가스·수도사업이 7.3%, 건설업이 0.4% 감소했다. 농림어업은 4.7%, 서비스업은 0.9% 증가했다. 제조업 성장률은 10년 만에 최저다.

지출항목별 성장기여도는 정부가 -0.7%로 전기보다 큰 폭 감소했고, 민간의 기여도도 -0.1%를 기록했다. 설비투자 기여도는 -0.9%를 보였다.

서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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