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富③] 돈 있으면 떠난다…‘행복한 국가’로 향하는 부자들

지난해 10만 8000여명 백만장자 해외 이주…전년대비 1만 3000여명 늘어

자산가 유입 1위 국가는 ‘호주’…치안과 교육, 복지제도 등이 주요 원인

‘1조 원’ 이상 부호 전세계 2140명

NWW의 ‘부의 이동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백만장자 유입이 가장 많은 국가는 호주였으며, 상위 10개국 국가 중에는 세계 행복보고서가 발표한 ‘행복지수’가 높은 상위 국가들이 대거 포함됐다. [게티이미지뱅크=헤럴드]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고국을 떠나 외국으로 이주하는 ‘부자’들이 늘고 있다. 더 안전하고, 교육 수준이 높으며 사회 복지 시스템이 잘 갖춰진 새로운 터전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다. 자국에서 부과하는 높은 세금도 부자들의 해외이민을 부추기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자산가들이 일부 선진국으로 몰리게 되는 현상은 특정 국가로의 ‘부의 쏠림’ 현상이 심화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동시에 부자들의 이탈은 국가의 세수를 감소시킨다. 덕분에 ‘부(富)의 이동’은 국제 사회가 주목해야하는 또 하나의 이슈로 부상하는 분위기다.

자산 리서치업체 뉴월드웰스(New World Wealth, 이하 NWW)와 아프라시아(Afrasia) 은행이 이달 내놓은 ‘부의 이동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타국으로 이주한 백만장자(한화 약 11억 6000억 원 이상의 자산가)는 약 10만 8000여명으로, 2017년 9만 5000명 대비 약 1만 3000여명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보고서는 “부자들의 이민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출처=NWW-아프라시아은행 ‘부의 이동보고서]

지난해 부자들이 가장 많이 이주한 국가는 호주로, 1만 2000명의 백만장자들이 호주에 정착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어 1만 명의 부자들이 정착한 미국이 2위에 올랐고 캐나다와 스위스가 그 뒤를 이었다.

반대로 부자들의 이탈이 가장 많았던 국가는 중국으로, 중국 내 백만장자 중 2%(1만 5000명)이 타국으로 이주한 것으로 조사됐다. 2위, 3위에는 러시아와 인도가 이름을 올렸고 터키와 프랑스, 영국, 브라질, 인도네시아 등도 상위권에 포함됐다.

부자들이 이민을 결정하는 데는 치안과 교육, 복지 제도, 그리고 낮은 세율 등이 주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 호주의 경우 범죄율이 낮고 건강보험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으며, 상속세가 없는 대표적인 국가다. 영어를 사용하는 국가라는 점도 이민 장벽을 낮춘 요인 중 하나로 거론된다.

부자들의 유입이 많았던 국가들이 대부분 ‘행복지수’가 높은 대표적인 국가들이라는 점도 주목할만하다. 최근 자문기구 ‘지속가능한 개발 솔루션 네트워크(SDSN)가 발표한 ‘세계 행복보고서 2019’에서 스위스와 뉴질랜드, 캐나다는 행복지수 기준 상위 10개국에 포함됐다. 세계행복보고서는 세계 156개국에 사는 시민에게 그들의 삶에 얼마나 만족하는지를 평가토록 하고 이를 바탕으로 행복 지수를 측정한다.

이와함께 보고서는 최근 미국의 트럼프 정부가 촉발시킨 반(反) 이민 여론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자산가들의 유입은 국가의 부담 증가와 크게 관련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했다.

보고서는 “이민의 증가가 국가 전체의 복지 수준을 낮추고, 저임금을 촉발시킬 수 있다는 우려는 자산가들에게 해당되지 않는 우려”라면서 “실제 자산가들은 이민 후에도 자녀들을 사립학교에 진학시키는 등 국가의 지원을 받지 않고 생활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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