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목숨 빼앗고 웃으며 들어오다니” 누리꾼 비판 봇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이복형 김정남 살해 혐의에서 상해 혐의로 공소 변경된 베트남 국적 도안 티 흐엉(31)이 지난 4월 1일 말레이시아 샤알람 고등법원에서 미소를 지으며 나오고 있다. 흐엉은 3일 오전 석방돼 푸트라자야에 있는 이민국에서 출국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헤럴드]

[헤럴드경제=모바일섹션] 말레이시아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가 상해죄로 실형 선고를 받고 지난 3일 출소한 베트남 여성이 활짝 웃으며 고국으로 돌아가는 모습에 우리나라는 물론 현지 누리꾼도 상당한 충격을 받은 듯하다.

북한 공작원의 말에 속았다고 하더라도 암살에 가담한 게 분명한데 사과나 자숙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고 마치 스타 배우처럼 행동하는 것은 적절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도안 티 흐엉(31)은 현지시간으로 지난 3일 오후 10시께 베트남 하노이 노이바이 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그는 갈색 선글라스를 끼고 공항 보안구역을 빠져나오면서 수많은 카메라를 향해 활짝 웃었다.

자신의 출소를 위해 노력해준 베트남 정부와 조기에 석방한 말레이시아 정부, 변호인 등에 감사하다고 밝힌 흐엉은 ”배우가 되는 게 꿈이고 말레이시아로 돌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반성과 사과 한마디 없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한국 누리꾼이 먼저 발끈했다.

“완전 스타가 됐네. 사람을 죽였는데 사진마다 웃는 얼굴”, “고의든, 모르고 했든 자기 손으로 바른 약품에 사람이 죽었는데 풀려났다고 웃는 것을 보니 정상이 아닌 것 같다”, “사람을 죽여놓고 죄의식이 하나도 없는 것을 보니 정신 나간 것 같다” 등의 비판이 쏟아졌다.

베트남 현지 누리꾼들도 흐엉의 출소 소식 직후에는 축하와 함께 앞으로 좋은 일만 있기 바란다는 덕담이 쏟아졌지만, 그의 활짝 웃으며 귀국하는 모습에 반응이 극도로 싸늘해졌다.

누리꾼들은 “어쨌든 사람의 목숨을 앗아갔는데 승자처럼 그렇게 웃으며 들어오는 것은 보기 흉했다”, “흐엉의 첫 마디는 망자와 모든 베트남 국민에게 사과하는 것이어야 했다” 등의 지적이 잇따랐다.

게다가 일간 타인니엔도 ”흐엉이 활짝 웃고 스타 배우처럼 환영받는 모습에 누리꾼들이 큰 충격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또다른 언론은 ”흐엉이 사형을 면했지만, 무죄인 것은 아니다“면서 ”자신이 저지른 일을 제대로 깨닫지 못하는 것 같다“며 비판을 했다.

앞서 흐엉은 2017년 2월 13일 인도네시아인 시티 아이샤(27·여)와 함께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김정남의 얼굴에 화학무기인 VX 신경작용제를 발라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이후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정부가 외교적 구명활동을 벌이면서 시티는 올해 3월 11일 갑자기 공소가 취소되면서 전격 석방됐다.

이어 흐엉도 지난달 1일 살인 혐의에서 상해 혐의로 공소가 변경된 뒤 징역 3년 4개월을 선고받았지만 모범수로 감형을 받아 지난 3일 출소해 베트남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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