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중기부 장관 ‘취임 한달’…3대 키워드 ‘상생·현장·뚝심’

강원산불·전통시장·中企간담회 종횡무진 현장중심 행보

상생·공존 ‘전도사’ 최저임금엔 ‘소신’…중기부 존재감↑

참담한 화재 피해현장

중소벤처기업부 2대 수장으로 취임한 박영선 장관이 오는 8일로 취임 한 달을 맞이한다. 박 장관은 소통행보로 내부 안정에 주력하면서도 각종 현안에서 뚜렷한 목소리를 내며 중기부의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는 평가다. 

박 장관의 한 달은 상생과 현장, 뚝심 세 가지 키워드로 요약된다. 취임 일성으로 ‘대·중소기업과의 상생’을 제시했고 바로 강원도 산불 현장으로 달려갔다. 이어 소상공인과 벤처 기업인, 대한상공회의소 등을 직접 찾아가는 등 현장 행보를 지속했다. 특히 강원도 산불 피해를 입은 중소기업 지원을 위해 ’1대1 맞춤 해결사’를 도입하도록 지시했다.

아울러 박 장관은 중소기업계가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는 ‘최저임금 차등화’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해 ‘어렵다’며 선을 확실하게 긋는 ‘뚝심’을 보여주기도 했다.

◇임명 뒤 첫 행보는 산불피해 강원行…현장 중심형 정책 방점

6일 중기부에 따르면 박영선 장관은 장관 취임 직후 산불피해를 입은 강원도 고성·속초 지역으로 달려갔다. 피해주민들을 위로하는 한편 ’1대1 전담 해결사’를 배치해 중소기업·소상공인 피해수습을 지시했다.

중기부의 신속한 피해구제 조치는 정부부처 가운데서 단연 돋보였다. 중기부는 피해기업 153곳에 전담해결사를 급파, 피해현황을 파악하고 의견을 수렴한 뒤 △재해자금대출기간 5년→10년 확대 △대출금 고정금리 1.5% △소상공인 대출 한도 7000만→2억원 확대 등 지원을 결정했다.

이같은 조치는 박 장관이 피해현장을 방문한 후 불과 1주일사이 전광석화처럼 이뤄졌다. 박 장관은 지난달 20일 강원산불 피해기업을 다시 찾아 지원상황 점검에 나서는 등 사후조치 진행상황에도 관심을 놓지 않았다. 중기부가 4월26일 기준 강원 산불피해 기업에 투입한 정책자금 지원규모는 95억6000만원에 달한다.

박 장관은 산불피해 현장 이후 두 번째로 찾은 현장은 당진 전통시장이었다. 이곳은 골목상권과 대기업의 대표적인 상생협력 모범 사례로 꼽히는 곳이다. 취임 일성으로 제시했던 ‘상생과 공존’ 메시지를 다시 한번 전달한 셈이다.

박 장관은 “상생협력이 대한민국 경제가 나아갈 길이요 대한민국의 미래”라며 “문재인정부 들어 중소벤처기업부로 승격시킨 이유는 중소기업, 벤처기업, 소상공인, 자영업자가 경제의 주체란 것을 천명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자발적 상생협력 기업’ 선정 방침을 밝히며 정책방향을 명확하게 제시했다. 동반성장위원회의 ‘중소기업 적합업종’ ‘생계형 적합업종’ 선정이 대기업의 무분별한 중소상권 진입을 제한하는 네거티브 방식이라면, 중기부의 상생협력 기업 발표는 ‘착한 대기업’을 칭찬·장려하는 포지티브 방식이다.

전통시장·골목상권을 보호하는 정책방향 속에서도 유통 대기업과의 근원적 경쟁력 격차에 대한 고민도 내보였다. 코스트코가 ‘개점 일시정지’ 권고를 거부하고 개점을 강행했지만 과태료 5000만원 부과 외에 실효적 강제장치가 없는 것이 현실이기도 하다.

대형마트 의무휴무가 전통시장이나 소상공·자영업의 매출 증대로 이어지지 않는 현실을 고려해 중소기업을 매장 내 일정 비율 이상 유치한 대형마트에게 제한적으로 의무휴업 제한을 풀어주는 방안을 언급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최저임금 차등, 솔직히 안 된다”…민감 사안에 소신 ‘뚝심’

박 장관은 취임 후 줄곳 ‘상생과 공존’을 강조하며 중소·벤처·소상공인 편에 섰지만 일부 사안에 있어선 분명히 선을 그으며 문재인정부 철학과 보조를 맞췄다. 최저임금 이슈가 대표적이다.

박 장관은 지난달 25일 중소기업계와 150여분 간 마라톤 간담회를 갖고 각종 현장민원과 요구·건의사항을 수렴했다. 불공정개선위원회 구성 방침을 밝히고 가업승계 제도개선, 스마트공장 지원 방침 등으로 큰 호응을 받았다.

반면 최저임금 차등적용 요구에 대해선 “솔직히 안 되는 것은 안 된다고 말하는게 낫다고 본다”며 “안 될 가능성이 크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실질적으로 국가를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그것(최저임금 구분적용)이 오히려 사회갈등 요소가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는 것”이라며 “구분적용을 (사회적 합의가 있다면)할 수 있겠지만 시간이 더 필요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박 장관의 이같은 소신발언은 카운터파트인 중소벤처·소상공인 업계의 입장을 반영한 정책을 추진하면서도 다소 과한 요구를 수용해 정부 정책구상과 어깃장을 내는 분란은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다만 노동현안 요구에 일부 견해차를 드러낸 만큼 향후 중소기업계와 민감 사항에 있어서 긴장관계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박 장관은 분기별로 중소기업계와 ‘끝장 토론회’를 통해 수용할 것은 수용하되, 무리한 요구에 대해선 대화를 통한 설득에 나설 계획이다.

◇中企정책 칼자루 쥐며 존재감…세종시 이전은 완급조절 고민

박 장관은 취임 후 부서별 업무보고를 통해 조직 현황·구성 및 정책 진행상황 등을 파악하고 있다. 장관 교체로 지연돼온 과장급 이하 인사를 4월말 단행하는 등 조직 장악력을 높여가는 중이다.

중기부 구성원들은 4선 중진의원 출신 박 장관의 강력한 추진력에 적지 않은 기대감을 품고 있다. 부로 승격하며 문재인 정부의 상징부처로 떠올랐지만 정부 정책 추진과정에서는 좀처럼 주도권을 갖지 못하는데 대한 불만도 상당했다.

이에 박 장관은 중소·벤처, 소상공인, 자영업 정책을 총괄하는 범(凡) 부처 기구 ‘중소기업정책심의회’ 출범을 주도하고 위원장을 맡으면서 정책 칼자루를 가져왔다. 격월로 개최되는 심의회에서 박 장관은 현장 목소리를 수렴해 정부 내에서 강력한 목소리를 내고 정책에도 관철시킬 계획이다.

중기부의 세종시 이전 추진 여부도 적지 않은 관심사다. 직원들의 바람이 높은 가운데 박 장관도 추진 의지를 갖고 있어 공론화 여부에 다른 부처들도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

박 장관은 최근 국무회의 비공개 석상에서 중기부의 세종시 이전 문제를 거론했다. 정식 안건에 부쳐지진 않았지만 이전 필요성을 언급하며 운을 뗀 것으로 알려졌다. 중기부 내부에서도 세종시 이전에 따른 필요 부지, 예산·인력 등과 관련한 논의가 조금씩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다만 세종시 이전 문제가 당장 수면 위로 부상할지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 내년 4월 21대 총선이 예정된 만큼 정부 여당으로선 대전 지역사회의 반발 등 정치적 고려도 해야한다. 세종시 이전을 물밑에서 추진하더라도 공론화는 총선 이후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뉴스1)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