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를 떠보자”…김정은의 세가지 노림수

①북미협상 교착 상황서 대미 압박메시지

②북러정상회담서 제기한 ‘체제안전’ 환기

③韓美 군사훈련 비난전, 무력시위 맞대응

북한 조선중앙TV는 5일 전날 동해 해상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 참관 하에 진행된 화력타격 훈련 사진을 방영했다. 목표물을 맞힌 것으로 추정되는 모습. [연합=헤럴드경제]

북한이 2017년 11월 이후 1년5개월여 만에 ‘단거리 발사체’ 시험이라는 무력시위에 나서면서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교착상태에 놓였던 한반도정세가 다시 요동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이번 기습적인 단거리발사체 발사를 통해 외교적ㆍ군사적으로 복합적인 메시지를 던졌다는 분석이나오고 있다.

특히 북한은 무력시위를 감행하면서도 단거리 발사체라는 수단을 활용함으로써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금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제재의 ‘레드라인’을 교묘하게 넘나드는 나름 수위를 조절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이에따라 북한의 이번 대구경 장거리방사포와 전술유도무기를 동원한 화력타격훈련은 다분히 미국을 향한 압박메시지라는 해석이 가능해 보인다.

이와관련해 AP통신은 지난 6일(현지시간) “북한은 새로운 단거리미사일을 시험하면서 차후에 그와 비슷한 행동을 추가로 하는 걸 막기 위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도 함께 시험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최고위급 참모들이 북한의 무력시위에 대해 확대해석을 경계하기는 했지만, 북한의 갑작스런 행동은 동맹을 불안하게 하고 트럼프 행정부가 김 위원장의 협상복귀를 위해 절치부심하고 있는 동안에도 북한의 미사일 능력은 계속 향상되고 있음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김정은은 내가 그와 함께한다는 것을 알고 나와의 약속을 깨고 싶어하지 않는다. 합의는 이뤄질 것”이라며 표면적으로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인터넷매체 복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관련 소식을 접한 직후 “김 위원장이 마치 그를 엿 먹인 것처럼 화를 냈다”고 전했다.

미국을 비롯해 국제사회의 여론도 부정적으로 돌아가고 있다. 팻 투미 공화당 상원의원은 이날 “미국과 우리의 동맹들에 대한 김정은의 도발은 용납될 수 없다”면서 “북한은 선의로 협상하고 있지 않으며 우리는 압박을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은 같은 날 “최근 북한의 발사에 대해 매우 잘 알고 있다”며 “그런 행동은 지역의 긴장만 고조시킬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와 함께 북한의 무력시위는 북미 간 비핵화협상과 평화체제 논의가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체제안전보장 문제의 중요성을 환기시키려 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러정상회담에서 대북체제안전보장 문제가 거론됐지만 미국이 다소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며 “안전보장의 핵심인 군사문제를 부각시킴으로써 비핵화와 안전보장 교환이라는 프레임으로 가기 위한 사전 조치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군사적인 측면에서는 북한이 선전매체를 동원해 한미연합훈련을 강도 높게 비난해온 연장선상에서의 움직임이라 할 수 있다. 북한은 이번 단거리발사체 발사 직전까지 미 공군 RC-135 계열 정찰기의 정찰비행과 주한미군의 사드(THAADㆍ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전개훈련, 한미연합훈련, 그리고 한국군의 육해공 합동상륙훈련 등을 겨냥해 군사적 적대행위이자 전쟁위기를 조성하는 망동이라는 식으로 강하게 반발해왔다. 홍 실장은 “북한이 한미의 군사적 움직임에 대해 굉장히 날카롭게 반응해왔는데 우리도 반접근 태세가 돼있다는 시위의 성격도 갖는다”고 했다.

신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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