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 리포트] 5월 광주의 심장, 아시아 문화전당으로 거듭나다

그때 그 자리 아시아를 품는 문화의 전당으로 부활

5월 광주의 심장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을 가다
옛 전남도청 자리에 들어선 국립 아시아문화전당 전경

30여 개국 60여명의 재외동포언론인들이 참여한 제18회 세계한인언론인대회가 빛 고을 광주에서 이어졌다. 광주 민주화 항쟁의 상징인 국립 5·18 민주묘지를 돌아보며 진실의 현장을 다시 확인하는 재외동포언론인들의 가슴에도 붉은 철쭉이 핀다. 그때 그 자리, 그들의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미완의 역사는 아직도 그 자리에서 아픈 숨을 내쉬고 있다.

5·18항쟁의 마지막 항전지 전남도청, 광주인들의 가슴에 영원히 잊지 못할 심장이 되어버린 그 자리에 의미 있는 공간이 들어서 있다. 광주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이 그곳이다. 그때 그 자리가 한국을 넘어 아시아를 품는 문화와 생명의 전당으로 다시 부활한 것이다. 광주인들의 기억과 위로의 공간으로도 한 몫을 하고 있는 광주 국립 아시아문화전당은 다른 지역의 그럴듯한 건축물들처럼 하늘을 향해 거침없이 솟아 있지 않다. 얼핏 봐서는 그냥 평범한 공원처럼 보이지만 구석구석 역사의 현장과 조화를 이루기 위한 건축가의 고민이 엿보인다.

최대한 역사의 현장을 보호하며 감싸듯 전당의 모든 공간은 지하로 내려앉아 있다. 지하에 있지만 결코 어둡지 않다. 곳곳에 자연스레 빛이 들어오도록 설계되어 있고, 대나무 숲으로 감싸고 있는 바깥 공간은 어느 곳으로 이동하든 자연의 편안함을 그대로 느낄 수 있게 한다. 건물이 지하에 있다 보니 옥상이 평지다. 옥상은 아름다운 조경을 통해 시민들과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자 5.18 민주광장으로 연결된 과거와 현재가 만나는 공간으로 꾸며져 있다.

아시아 문화교류와 콘텐츠의 제작, 전시, 공연, 유통 등이 종합적으로 이뤄지는 복합 문화예술 공간인 광주 국립 아시아문화전당은 총 5개의 관으로 구성되어 있다. 민주평화교류원, 문화정보원, 문화창조원, 예술극장, 어린이문화원의 5개 건물에 대한 소개는 전문 해설사의 스토리텔링과 함께하는 ACC투어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다. 문화정보원과 문화창조원의 전시 프로그램에 대한 소개도 도슨트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데, 모두 안내시간은 약 60분 정도 소요된다.

5개 관 중에서 민주평화교류원은 역사적 건물을 지상에 남겨 기념비화한 공간이다. 광주의 역사적 기억을 민주, 인권, 평화의 가치로 승화시킨 콘텐츠로 구성해 놓고 있는데, 최근에는 이런 모습조차 원래의 모습으로 복원해 놓아야 한다는 시민운동이 펼쳐지고 있다. 어린이문화원은 어린이의 감성과 창의성, 세상과의 공감능력을 향상시키는 교육적 체험과 놀이를 제공하는 문화공간으로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이 운용되고 있다.

문화정보원은 아시아문화 연구를 기반으로 한 저널, 포럼, 출판 등 다양한 형태의 지식을 생산하고 연구하는 공간이다. 이곳에서는 아시아문화자원을 체험·관람하는 라이브러리 파크와 수집·관리·보존을 위한 자원센터, 문화인력 양성을 위한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다. 문화창조원은 새로운 세상을 향한 아시아 문화 창조자들의 공간으로, 참여형 오픈 랩(OPEN LAB)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예술극장은 공연예술 전문 공간으로, 한국과 아시아의 동시대 공연예술의 허브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광주 국립 아시아문화전당은 2002년 노무현 대통령이 선거공약으로 내세운 문화도시 광주에 대한 약속에서 시작되었다. 하지만 오늘의 모습으로 완성되기까지는 아픈 기억만큼이나 힘든 진행과정이 있었다. 2015년 11월 개관 이후 다양한 프로그램과 국제 비엔날레 등을 개최하며 아시아 문화 예술 중심지로서 위상을 높여가고 있다. “세계를 향한 아시아문화의 창” 광주 국립 아시아문화전당이 예향(藝香)의 도시 빛 고을 광주에 걸 맞는 공간이자 세계인이 즐겨 찾는 아시아 문화의 성지로 거듭 발전해가길 기원한다. 광주=김구정 기자/세계한인언론인협회 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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