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파리?…경찰들 “빈대 때문에 일 못해”

파리 19구, 해충 창궐에 무더기로 병원행

경찰노조 “더는 일 못 하겠다” 집단 항의

민원실 폐쇄, 수사부서 다른 건물로 피난

프랑스의 한 경찰서 입간판에 경찰관 근무환경 개선을 요구하는 노조가 테이프를 붙여놓은 모습.[AP=헤럴드]

[헤럴드경제=모바일섹션] 프랑스 파리의 한 경찰서 경찰노조가 “벼룩과 빈대 때문에 더는 근무할 수 없다”며 집단 항의해 경찰서 민원실이 폐쇄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파리의 화려한 이미지 뒤에 가려진 프랑스 관공서와 공공시설의 열악한 위생환경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일로 평가된다.

프랑스의 경찰노조 중 하나인 ‘알리앙스 폴리스 나시오날’(ANP)은 지난 5일 파리 19구 경찰서의 벼룩과 빈대의 습격을 비난하는 성명을 냈다.

노조는 성명에서 “공무원들이 (벼룩과 빈대에) 물린 상처 치료를 위해 의사의 상담을 받았는데, 훨씬 나쁜 것은 직장의 기생충을 집으로까지 가져와 온 가족이 모두 시달릴 수 있다는 것”이라며 “즉각 필요한 시간 만큼 충분히 경찰서를 폐쇄하고 완전한 방역·소독을 실시하라”고 정부와 경시청에 요구했다.

ANP 관계자는 “이런 상황이 3주 정도 됐는데 5곳의 방역업체가 나와 방역을 했지만, 사태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면서 분통을 터트렸다고 AFP통신이 6일(현지시간) 전했다.

경찰서 측은 벼룩·빈대 사태가 해소되지 않자 일반 시민들이 찾는 경찰서 민원실을 폐쇄하고 수사부서는 인근 부속건물로 임시 대피시켰다.

그러나 많은 부서가 그대로 벼룩과 빈대가 우글거리는 건물에 남아있어 경찰관과 공무원들의 건강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고 노조는 지적했다.

한편, 세계적인 관광도시인 파리는 화려한 이미지와 수많은 볼거리를 자랑하지만, 위생환경이 좋지 않기로 악명이 높다.

지하철 역사나 시내 공원에서 돌아다니는 쥐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고, 애완견배설물, 노상 방뇨, 쓰레기로 인한 악취 문제로 시(市) 당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2017년 12월에는 프랑스 내무부가 파리 최대 번화가인 샹젤리제 거리 인근에 있는 장관 비서실장 집무실에 쥐가 창궐해 쥐덫을 다량 설치했다는 내용이 보도되기도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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