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물만 칼로 베어내듯 ‘싹둑’…미국, 비폭발 ‘핀셋’ 미사일 비밀 개발

R9X’ 알카에다 2인자 제거등 사용

“존재 알려야 비난 줄어” 목소리

지난 2017년 시리아에서 헬리파이어 R9X 미사일의 공격을 받아 부서진 자동차 모습. [WSJ 홈페이지 갈무리]

미국이 테러리스트에 대한 ‘핀셋 공격’으로 민간인 사망자를 줄일 수 있는 미사일을 개발해 사용하고 있지만, 이를 외부에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시절 미국은 테러리스트에 대한 공격으로 인한 민간인 사상자를 줄이기 위해 ‘헬파이어 R9X 미사일’을 개발했다.

전차와 같은 목표물을 폭파시키는 헬파이어 미사일의 변형된 형태인 R9X는 폭발하지 않는 대신 100파운드 이상의 금속을 자동차와 건물 꼭대기에 떨어트려 목표물을 제거하는 무기로 설계됐다.

이는 마치 하늘에서 모루가 떨어지는 것과 같은 영향을 주게 되며, 6개의 긴 날개가 충돌 몇 초 전에 전개되어 궤도에 있는 모든 것을 분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특성 때문에 R9X에는 ‘나는(flying) 식칼’, ‘닌자 폭탄’이라는 별명이 붙어 있다.

이 무기는 테러리스트의 위치가 파악됐지만, 헬파이어와 같은 폭발을 일으키는 무기를 사용할 경우 민간인 사상자를 다수 발생시킬 수 있는 상황에서 드물게 사용됐다. 지금까지 리비아, 시리아, 이라크, 예면, 소말리아 등에서 6차례 정도만 사용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지난 2000년 미 해군 구축함 USS 콜 폭탄테러로 17명의 수병을 죽게 만든 자말 알 바다위를 올해 1월 제거하는데 사용됐으며, 2017년 2월 알카에다 조직의 두번째 권력자인 아마드 하산 아부 카이어 알 마스리의 죽음에도 관여했다. 2011년 초에 개발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 무기는 9.11 테러의 주역인 오사미 빈 라덴을 제거하기 위한 ‘플랜B’로 거론되기도 했었다.

R9X는 미군의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이라크, 시리아, 소말리아, 예멘 등에 대한 공격으로 인한 민간인 사망자를 줄이기 위해 개발됐기 때문에 미국의 전략적 목표에 대한 국제적인 비난을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미국 국방부와 중앙정보국(CIA) 등은 이 무기의 존재와 사용에 대해 비밀로 하고 있으며, 그 배경과 관련해서는 오마바 행정부 시절 유지되었던 민간인 사상자에 대한 연간 보고서가 트럼프 행정부에서 폐지되었다는 점에서 민간인 사상자에 대한 부담을 지지 않기 위한 미 행정부의 의도된 침묵이지 않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미군에 의한 민간인 사상자를 줄이기 위해 조언하고 있는 사라 홀윈스키는 “R9X의 존재가 알려지면, 미군의 공습에 대한 현지 민간인들의 두려움이 조금이나마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도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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