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화웨이 등 중국 통신장비 사실상 거래금지…무역전쟁 기름붓기

트럼프 “미국 정보통신기술·서비스 보호”

화웨이·ZTE 미국 진출 사실상 봉쇄

중국 “특정 중국 기업 악의적으로 비방” 반발

China Huawei <YONHAP NO-2377> (AP)
[AP연합=헤럴드경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정보통신 기술과 서비스를 보호하기 위한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사실상 화웨이와 ZTE 등 중국 정보통신기업들의 미국 진출과 미국 내 거래를 봉쇄한 것이다. 중국과 무역협상이 벽에 부닥친 상태에서 나온 이번 조치로 양국 간 긴장은 한층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1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현지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경쟁국 업체들의 통신장비와 서비스 사용을 미국이 금지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상무부는 다른 정부 기관과 협력해 150일 이내에 시행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안정과 번영을 지키고 미국의 정보통신 기술 인프라와 서비스를 더 취약하게 만드는 외국의 적들로부터 미국을 보호할 것이라고 분명히 밝혀 왔다”고 밝혔다. 미국 상무부는 즉각 화웨이와 70개 계열사를 거래 제한 기업 명단에 올린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화웨이가 백도어(인증 없이 전산망에 침투해 정보를 빼돌리는 장치)를 심는 방식으로 중국 정부의 스파이 활동에 악용될 수 있다고 비판해왔다. 미국은 지난해 8월 미국 정부기관이 화웨이와 ZTE 장비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내용의 국방수권법을 의회에서 통과시켰다.

월버 로스 상무장관은 “이번 행정명령은 외국의 적이 우리의 정보통신 기술 및 서비스 공급망에 가해지는 위협을 다루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리더십 아래에서 미국인들은 우리의 데이터와 인프라가 안전하다고 믿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행정명령 자체에는 특정 국가나 기업체가 적시되지 않았지만 중국의 화웨이와 ZTE를 겨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교안보 싱크탱크인 미국 신안보센터(CNAS)의 피터 해럴 부소장은 “구체적인 문구가 무엇이든 초점은 중국”이라고 WSJ에 밝혔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조치가 오래 전부터 예상된 것이라면서도 “중국 기술 분야와의 싸움에서 가장 극단적인 움직임”이라고 밝혔다. 경제매체 CNBC는 “(이번 조치는) 세계 양대 경제대국 간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강력 반발은 불보듯 뻔하다. 앞서 로이터통신이 지난 14일 관련 전망 기사를 싣자 겅솽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이 악의적으로 특정 중국 기업을 비방하는데 권력을 남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같은날 화웨이는 각국 정부와 ‘스파이 활동금지(No-spy) 합의’를 맺을 의사가 있다고 밝혔지만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으로 무색해졌다. 화웨이와 ZTE는 아직 공식적인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지만 데이비드 왕 화웨이 상무는 앞서 행정명령 전망 가능성에 “그런 조치는 잘못된 것”이라고 WSJ에 말했다.

한편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은 유럽 각국에도 적지 않은 압박을 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영국과 독일 등 동맹국에게도 5G통신망에 화웨이 제품을 사용하지 말도록 요구했다. 앤거스 킹 상원의원은 “(이번 조치가) 중국의 스파이 행위로부터의 엄청난 위협을 동맹국에게 설득하는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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