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광주 정의로운 대한민국” 5·18 39주년 기념식 엄수

문 대통령 “공권력이 자행한 야만적 폭력 학살 다시 한번 사과”

황교안, 시민 격렬 항의 속 기념식 참석…물 뿌리고 의자 던지기도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광주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9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고 있다. 이날 기념식에는 각계대표와 5·18민주화운동 유공자, 유족, 일반시민, 학생 등 5,000여 명이 참석했다.(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광주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9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고 있다. 이날 기념식에는 각계대표와 5·18민주화운동 유공자, 유족, 일반시민, 학생 등 5,000여 명이 참석했다.(뉴스1)

제39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이 18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엄수됐다.

‘오월광주,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주제로 열린 기념식엔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여야 정치권과 5·18 유공자·유족, 시민, 학생, 각계대표 5000여명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2017년 5월18일 이후 2년 만에 참석해 ‘격년에 한 번 참석 약속’을 지켰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자유한국당 황교안, 바른미래당 손학규, 민주평화당 정동영, 정의당 이정미 대표 등 여야 5당 대표도 참석했다.

민주당 이인영·한국당 나경원·바른미래당 오신환·평화당 유성엽·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도 함께 했다.

기념식은 오프닝공연, 국민의례, 경과보고, 기념공연, 기념사, 기념공연,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순으로 60분간 진행했다.

기념식은 사상 처음으로 5월영령이 잠든 5·18민주묘지와 5월 광주의 상징적인 장소인 옛 전남도청을 연결하는 이원생중계로 진행했다.

오프닝공연과 임을위한 행진곡 제창은 옛 전남도청 앞 5·18민주광장에서, 나머지 행사는 국립묘지에서 열렸다.

5·18유공자와 유가족의 사연을 통해 정의를 지킨 의로운 5월 광주를 알리고 역사성과 현장감을 전하기 위해 동시에 전국으로 생중계했다.

오프닝공연은 5·18의 역사적 현장인 옛 전남도청에서 80년 5월 당시 고인이 된 고등학생의 일기를 바탕으로 밴드 블랙홀의 주상균씨가 작곡한 ‘마지막 일기’를 블랙홀 밴드와 대학연합 합창단, 현악7중주가 공연했다.

이어 당시 항쟁에 참여한 전남대·조선대 학생대표 4명과 5·18희생자 가족 4명이 애국가를 제창했다.

기념공연은 당시 도청 앞에서 가두방송을 진행했던 박영순씨가 당시의 상황을 전하고 고등학교 1학년 신분으로 5월27일 새벽 최후의 항전에서 총상을 입고 사망한 故(고) 안종필 어머니 이정님씨의 사연을 소개했다.

이정님씨가 당시 안씨를 붙잡지 못한 아쉬운 마음과 함께 지금도 계속 그리워하는 마음을 담았다. 문 대통령은 39년 전의 상황을 전한 박영순씨를 어루만지며 위로했다.

이어 5·18을 기억하고 시대의 아픔을 함께 치유하는 내용을 담은 노찾사 ‘그날이 오면’의 공연이 더해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결코 잊을 수 없는 오월 민주 영령들을 기리며 모진 세월을 살아오신 부상자와 유가족께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진정한 애국이 무엇인지,삶으로 증명하고 계신 광주시민과 전남도민들께 각별한 존경의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

이어 “저는 올해 기념식에 꼭 참석하고 싶었다. 광주 시민들께 너무나 미안하고…”라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다 겨우 감정을 추스리고 “너무나 부끄러웠고 국민들께 호소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말을 이었다.

문 대통령은 “80년 5월 광주가 피 흘리고 죽어갈 때 광주와 함께하지 못했던 것이 그 시대를 살았던 시민의 한 사람으로정말 미안하다”며 “그때 공권력이 광주에서 자행한 야만적인 폭력과 학살에 대해 대통령으로서 국민을 대표해 다시 한번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아직도 5.18을 부정하고 모욕하는 망언들이, 거리낌 없이 큰 목소리로 외쳐지고 있는 현실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너무나 부끄럽다”면서 “개인적으로는 헌법 전문에 5.18정신을 담겠다고 한 약속을 지금까지 지키지 못하고 있는 것이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5·18 민주화운동을 둘러싼 왜곡과 폄훼를 질타했다.

그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같은 시대, 같은 아픔을 겪었다면, 그리고 민주화의 열망을 함께 품고 살아왔다면 그 누구도 그 사실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라며 “5.18의 진실은 보수·진보로 나뉠 수 없다. 독재자의 후예가 아니라면 5.18을 다르게 볼 수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노태우 정부 당시 ‘광주 민주화 운동’으로 공식 규정하고, 대법원에서 12.12 군사쿠데타부터 5·18 민주화 운동 진압 과정을 단죄한 사실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이미 20년도 더 전에 광주 5.18의 역사적 의미와 성격에 대해 국민적 합의를 이뤘고, 법률적인 정리까지 마쳤다”며 “이제 이 문제에 대한 더 이상의 논란은 필요하지 않다. 의미 없는 소모일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우리는 지금 새로운 대한민국으로 가고 있다”라며 “5·18 이전, 유신시대와 5공시대에 머무는 지체된 정치의식으로는 단 한 발자국도 새로운 시대로 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이 학살 책임자, 암매장과 성폭력 문제, 헬기 사격 등 밝혀내야 할 진실과 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 특별법에 따른 진상조사규명위원회 출범에 정치권의 노력을 촉구하자 환호성과 함께 박수가 터져나왔다.

문 대통령은 “당연히 정치권도 동참해야 할 일이다. 우리가 모두 함께 광주의 명예를 지키고 남겨진 진실을 밝혀내야 한다”며 “진상조사규면위원회가 출범한다면 정부가 모든 자료를 제공하고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해 박수와 환호를 받았다.

기념식은 문 대통령과 여야 정치권, 참석자 모두 ‘임을 위한 행진곡’을 함께 부르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에는 그동안 제창을 거부했던 황교안 대표도 동참했다.

황 대표는 손을 흔들며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3년 전 국무총리 시절 같은 장소에서 열린 5·18 기념식에 참석했을 때와 똑같이 입도 뻥긋하지 않았다. 당시 그는 박근혜 대통령이 기념식에 불참하자 대신 참석했었다.

기념식이 끝나고 문 대통령은 5·18희생자 3인의 묘역을 참배했다. 80년 5월20일 친구와 절에 간다면 집을 나섰다가 숨진 고 김완봉(당시 14세), 80년 5월21일 전남도청 인근에서 총에 맞고 숨진 고 조사천(당시 34), 80년 5월27일 마지막까지 도청을 지키다 계엄군 총탄에 숨진 고 안종필씨(당시 16세) 등의 묘지다.

기념식에 앞서 황교안 대표가 5·18망언 의원에 대한 중징계를 하지 않고 참석을 강행하면서 이를 반대하는 시민들과 마찰이 있었다.

황 대표는 이날 오전 9시30분쯤 5·18민주묘지 입구에 도착해 경호원들의 경호를 받으며 기념식장으로 이동했다.

이 과정에서 시민들과 5월 관련단체 일부 회원들이 “황교안 오지마, 물러가라”며 물을 뿌리고 의자를 집어던지는 등 격렬하게 항의했다.

기념식장 안에서도 오월 유가족들이 오열하며 “물러가라”고 항의하기도 했다. 황 대표는 시민들의 반응에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은 채 자신의 자리에 앉았다.

기념식이 끝난 후에도 황교안 대표에 대한 시민들의 항의는 계속됐다.

황교안 대표는 5월영령 참배를 위해 추모탑으로 이동했으나 시민들의 저지로 참배하지 못하고 들어왔던 길로 되돌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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