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회 선거] 약한 EU를 원하나…EU의 ‘목적지’ 달렸다

‘EU 행정부 수반’ 집행위원장 선출 주목

영국, 브렉시트 민심 확인…추가 이탈국은 당장은 없을듯

유럽의회선거약한EU를원하나…EU의목적지달렸다 

유럽연합(EU)을 대표할 751명의 의원을 선출하기 위한 유럽의회 선거가 23일(현지시간) 시작됐다.

유럽의회는 EU의 입법기관이다. 28개 회원국, 4억명 이상의 유권자가 직접선거를 통해 향후 5년간 일할 대표자를 선출한다. 의석은 인구비례에 따라 각국에 할당되는데, 이번 선거에선 독일이 96석으로 가장 많고 지중해의 섬나라 몰타가 6석으로 가장 적다.

유럽의회 선거는 향후 5년간 EU가 나아갈 방향을 결정한다. 유럽의회가 어떻게 구성·조직되느냐에 따라 집행위원회와 유럽연합이사회 등 다른 EU 대표기관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일례로 유럽의회 선거를 통해 제1당에 오른 당의 대표자는 EU 행정부 수반인 집행위원장으로 선출되곤 했다. 집행위원단에 대해 청문회를 개최하고, 최종적으로 임명하는 역할도 유럽의회가 맡는다.

유럽의회는 입법권을 가지고 있진 않다. 다만 법안·예산안·무역협정 등을 승인 또는 거부할 수 있는 투표 권한을 갖는다. 이러한 절차를 통해 유럽의회는 향후 5년간 EU가 나아갈 ‘목적지’를 결정하게 된다.

◇’반(反) 유럽연합’ 꿈꾸는 극우정당 득세

이번 유럽의회 최대 변수는 ‘반(反)EU’, ‘반난민’을 꿈꾸는 극우정당의 득세다. 프랑스 국민연합(RN)과 독일의 독일을 위한 대안(AfD), 네덜란드 자유당(PVV)을 비롯한 극우·포퓰리즘 정당들이 한데 뭉쳐 선거에 도전장을 냈다.

이들 극우정당은 점차 강해지는 EU에 맞서 ‘약한 EU’를 표방한다. 연합체로서 EU가 아니라 독립적인 각 주권국으로 구성된 EU를 설립하는 것이 목표다. 따라서 이들 정당은 각 회원국에 자치권을 돌려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극우정당들은 꾸준히 지지기반을 넓혀왔다. EU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여론이 이들의 추된 지지층이다. 지난달 조사업체 유로바로미터가 발표한 설문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68%가 EU 회원국이 경제적 혜택을 보고 있다고 응답했지만, EU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묻는 질문에는 절반만 ‘그렇다’고 답했다.

이들 정당이 선거를 통해 득세할 경우 EU의 정책결정 과정은 180도 변하게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EU에 앞서 각국의 주권·안보을 먼저 고려하고 이를 정책결정 과정에 반영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EU 내 의제가 하나로 모여지는 일도 어려워지게 된다.

지중해를 통해 유입되는 난민 문제는 실타래가 더 엉킬 전망이다. 대부분의 극우 정당들은 다인종·다문화 정책에 반대하고, 대신 백인 단일민족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극우·포퓰리즘 정당들은 대표 후보로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부총리를 내세우고 있다. 만약 극우정당이 선거 돌풍을 넘어 파란을 일으킨다면 살비니 부총리 같은 극우인사가 EU 수장으로 임명될 가능성도 있다.

◇영국 ‘브렉시트’가 미칠 영향은?

이번 유럽의회 선거는 브렉시트, 즉 영국의 EU 탈퇴 문제와 맞물린다. 영국 내에서 제2의 국민투표 등 다양한 방안이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영국 유권자 표심은 어느 쪽을 향할지 주목된다.

영국 집권 보수당은 이번 유럽의회 선거에서 하위권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지난 2월 창당한 신생 브렉시트당이 현지 여론조사에서 35%가 넘는 지지율로 1위에 오르면서 파란을 예고했다. 선거 결과에 따라서 테리사 메이 내각에 대한 책임론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선거가 국가별로 진행되는 만큼 브렉시트가 다른 회원국 선거에 미칠 영향은 미미하다. 이에 따라 브렉시트 자체보다는, 영국처럼 EU 탈퇴를 꿈꾸는 제2, 제3의 국가가 나올지가 주목된다. 극우정당이 집권한 이탈리아의 유로존 탈퇴, 일명 ‘이탈렉시트’ 가능성이 대표적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유럽의회 선거에서 극우정당이 선전하더라도 각 회원국의 EU 이탈은 제한적일 것으로 바라본다. 영국의 혼란을 본 각 회원국이 EU 공동체 소속으로 얻는 경제·안보차원의 이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영국 옥스퍼드대 칼립소 니콜래디스 교수는 복스(VOX)와의 인터뷰에서 반EU 성향의 극우정당을 ‘변형적인 EU 회의론자’로 지칭, “영국과 EU의 지저분한 이혼 과정을 목격했기 때문에 유럽 대륙의 다른 국가들은 비슷한 탈퇴 운동을 꺼릴 것”이라고 지적했다.(뉴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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