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기생충’ 황금종려상 받기까지…한국영화 칸영화제 진출·수상 역사

칸 영화제 대상인 황금종려상을 받은 영화 '기생충' 포스터

칸 영화제 대상인 황금종려상을 받은 영화 ‘기생충’ 포스터

봉준호 감독이 세계 3대 영화제 중에서도 최고 영화제로 꼽히는 칸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우리나라에서는 첫 황금종려상 수상이다. 경쟁 부문 진출 19년 만에 이룬 쾌거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25일 오후 7시 15분(현지시각, 한국시각 26일 오전 2시 15분) 프랑스 칸 뤼미에르 극장에서 열린 제72회 칸국제영화제(칸영화제) 폐막식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한국 영화가 칸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리나라 영화가 칸영화제 본상 수상에 성공한 경우는 2010년 제63회 칸영화제에서 각본상을 받은 이창동 감독의 ‘시’ 이후 9년 만이다.

우리나라 영화는 2000년 임권택 감독의 ‘춘향뎐’이 경쟁 부문에 처음으로 진출한 이래 약 19년간 경쟁 부문에 다양한 작품을 내보내왔다. 본상 수상을 한 경우는 ‘기생충’을 합쳐 총 6번이다.

‘취화선’의 임권택 감독이 2002년 제55회 칸영화제 감독상을, ‘올드보이’(박찬욱 감독)가 2004년 제57회 심사위원대상을, ‘밀양’(이창동 감독)의 전도연이 2007년 제60회 여우주연상을, ‘박쥐’(박찬욱 감독)가 2009년 제62회 심사위원상을, ‘시’의 이창동 감독이 2010년 제63회 각본상을 각각 받았다.

그리고 ‘기생충’(봉준호 감독)이 2019년 제72회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이날 봉준호 감독은 수상 직후 무대에서 “‘기생충’이라는 영화는 큰 영화적 모험이었고 독특하고 새로운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라며 “그 작업은 수많은 아티스트들이 있어 가능했고 홍경표 촬영감독 등 모든 아티스트들에게 감사를 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그 많은 예술가들이 실력을 발휘할 수 있게 지원해주는 바른손 CJ 식구들에게 감사하다”라며 “무엇보다 ‘기생충’은 위대한 배우들이 없었다면 찍을 수 없었던 영화고 이 자리에 함께 해준 가장 위대한 배우이자 동반자인 송강호의 멘트를 꼭 듣고 싶다”고 송강호를 무대로 불렀다.

또 “가족이 2층에 있는데 어디 있는지 찾지 못하겠고 가족에게 감사하다”면서 “저는 12살의 나이에 영화가 되기로 마음 먹은 소심하고 어리숙한 영화광이었고 이 트로피를 손에 만지게 될 날이 올 줄 몰랐다”면서 불어로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기생충’은 전원백수인 기택네 장남 기우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사장네 집에 발을 들이고, 그렇게 얽힌 두 가족이 걷잡을 수 없는 사건에 휘말리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영화다.

지난 21일 오후 10시 30분(현지시각) 공식 상영회를 연 이 영화는 현지 관객들로부터 8분간의 기립 박수를 받았다. 외신의 평가 역시 호평이 우세했다. 특히 스크린 데일리와 르 필름 프랑세즈, 아이온세니마 등 평점을 주는 외신들은 ‘기생충’에게 잇따라 최고점과 그에 버금가는 높은 점수를 줬다. 스크린 데일리는 3.4점, 르 필름 프랑세즈는 7개 매체가 황금종려가지를 줬으며 아이온시네마 역시 평점 4.1점을 줬다.

봉준호 감독은 경쟁 부문 진출 2번째에 칸영화제 본상 수상에 성공했다. 2017년 ‘옥자’로 처음 경쟁 부문에 진출한 그는 2년만에 ‘기생충’으로 경쟁 부문에 진출했다.

봉준호 감독의 칸영화제 초청은 올해로 5번째였다. 2006년 제59회 칸영화제 감독주간에 영화 ‘괴물’이 초청 받은 것을 시작으로 제61회 칸영화제에서 ‘도쿄!’, 제62회 칸영화제에서 ‘마더’로 주목할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을 받았다. 이어 2017년 ‘옥자’로 생애 처음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됐고, 올해 ‘기생충’으로 드디어 황금종려상 수상의 기쁨을 안았다.

한편 올 칸영화제 심사위원단은 심사위원장인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을 주축으로 미국 배우 엘르 패닝과 부르키나파소 감독 겸 배우 마우모나 느다예, 미국의 감독 겸 각본가 켈리 라이차트, 이탈리아 앨리스 로르와허 감독, 프랑스 그래픽 노블 작가 겸 감독 엔키 빌라이, 프랑스의 감독 겸 각본가 로빈 캄필로, 그리스의 감독 겸 제작자 요르고스 란티모스, 폴란드 감독 겸 각본가 파웰 파월코우스키 등 9명이 활동했다.

올해 경쟁 부문 진출작 21편은 ‘더 데드 돈트 다이’부터 시작해 ‘레 미제라블’(라지 리 감독) ‘바쿠라우’(클레버 멘돈사 필로, 줄리아노 도르넬레스 감독) ‘아틀란티스’(마티 디옵 감독) ‘쏘리 위 미스드 유’(켄 로치 감독) 리틀 조’(예시카 하우스너 감독) ‘페인 앤 글로리’(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 ‘더 와일드 구스 레이크’(디아오 이난 감독) ‘더 휘슬러스’(코르넬리우 포룸보이우 감독) ‘포트레이트 오브 어 레이디 온 파이어’(셀린 시아마 감독) ‘어 히든 라이프’(테렌스 맬릭 감독) ‘영 아메드’(장 피에르 다르덴, 뤽 다르덴 감독) ‘프랭키’(아이라 잭스 감독)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쿠엔틴 타란티노 감독) ‘마티아스 앤드 맥심’(자비에 돌란 감독) ‘오 머시’(아르노 데스플레생 감독) ‘더 트레이터’(마르코 벨로치오 감독) ‘메크툽 ,마이러브: 인터메조’(압델라티프 케시시 감독) ‘잇 머스트 비 헤븐’(엘리아 술레이만 감독) ‘시빌’(저스틴 트리엣 감독) 등이다. 칸(프랑스)=정유진 기자/뉴스1

 역대 칸영화제 본상 수상 한국 영화

△’취화선’(임권택 감독)=2002년 제55회 감독상 △’올드보이’(박찬욱 감독)=2004년 제57회 심사위원대상 △’밀양’(이창동 감독)=2007년 제60회 여우주연상(전도연) △’박쥐’(박찬욱 감독)=2009년 제62회 심사위원상 △’시’(이창동 감독)=2010년 제63회 각본상 △’기생충’(봉준호 감독)=2019년 제72회 황금종려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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