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 실물경기ㆍ금융여건 동반 악화…심각한 경제위기 가능성 주목

[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최근 글로벌 경기둔화와 금융여건 악화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어 향후 경기침체의 폭이 심화하거나 심각한 경제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일반적으로 금융여건의 변화주기가 경기주기에 선행하지만, 지난해 4분기 이후부터 금융여건의 위축과 성장률 둔화가 동시에 나타나 금융주기와 경기주기가 동반 하락에 유의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26일 국제금융센터의 ‘주요 선진국 금융주기 vs 경기주기 관계와 시사점’ 보고서를 보면 미국ㆍ영국ㆍ일본ㆍ독일 등 주요 선진국은 1976년 이후 짧게는 5년에서 길게는 17년 주기로 금융주기가, 1991년 이후 짧게는 4년에서 최대 14년 주기로 경기주기가 나타났다. 최근엔 금융시장이 지난해 1분기를 고점으로 3분기까지 연속 하락했고, 경기는 지난해 3분기에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보고서는 경기가 금융주기에 미치는 영향은 불분명하지만, 금융주기가 경기주기로 이어지는 경로는 뚜렷했다고 지적했다. 전반적인 동조성은 높지 않으나, 금융주기가 변곡점을 형성하는 시점을 전후로 경기주기도 동조화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다.

국가별 인과관계 분석 결과 금융주기의 경기주기 영향이 상당한 시차를 두고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양상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미국과 영국의 경우 그 시차가 1~24분기로 나타났고, 일본과 독일은 2~8분기의 시차를 보여 매우 밀접한 관계를 보였다.

특히 금융주기와 경기주기가 동시에 저점을 형성하면서 동반 하락할 경우 금융위축→주택가격 급락 및 부채상환 부담 가중→은행의 대손증가 및 디레버리징(부채 축소) 강화→경기침체→금융경색 심화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선진국 금융주기 변곡점 형성에는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중요한 역할을 한 반면, 단기적인 정치ㆍ경제적 이벤트의 영향은 미미했다. 실제로 미 연준의 금융완화 이후 9~24분기 시차로 금융주기가 상승했고, 긴축기에는 상대적으로 빠르게 하락했다.

국제금융센터는 이러한 과거 사례를 토대로 볼 때 최근과 같이 글로벌 실물경기가 둔화하는 상황에서 금융여건도 동반해 악화할 경우 경기침체의 폭이 심화되거나 심각한 경제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며, 향후 이런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블룸버그가 추산한 글로벌 금융여건지수(기준선 0)는 지난해 3분기 +0.0045에서 4분기엔 -0.5315, 올 1분기엔 -0.3081로 하락세를 보였고, 글로벌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지난해 3분기 2.98%에서 4분기 2.32%, 올 1분기엔 2.15%로 둔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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