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 사퇴ㆍ브렉시트당 승리…혼돈의 영국 ‘노 딜’로 향하나

유권자, 지지부진한 타협보다는 명확한 비타협에 표 행사

패라지 “10월 말에 노딜 브렉시트 불사”

브렉시트 당수 나이젤 패라지가 27일(현지시간) 유럽의회 선거 결과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로이터=헤럴드경제]

극우 성향의 나이젤 패라지가 이끄는 브렉시트당이 유럽의회 선거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테리사 메이 총리를 필두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정국을 이끌어 온 보수당에게 패배를 안겼다. 영국의 EU 탈퇴가 진통 속에 장기화 됨으로써, 현 정권에 실망한 표심이 포퓰리즘(인기영합주의) 성격이 강한 브렉시트당으로 향했다는 분석이다.

27일(현지시간) 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373개 선거구 중 371개 선거구의 개표가 완료된 가운데 브렉시트당은 31.6%의 득표율로 영국에 배정된 73석 중 28석을 확보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중도좌파 성향의 자유민주당과 노동당, 녹색당이 그 뒤를 이었고, 보수당은 현재까지 두 자릿수 미만의 득표율로 5위를 기록하고 있다.

신생 브렉시트당의 승리에 유럽 정가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브렉시트 합의안 승인 무산과 메이 총리의 사퇴 발표 등 정국 혼란을 속에서 불과 조직된 지 몇 주에 불과한 브렉시트당이 승리한 것은 더욱 양극화되고 있는 영국 정가의 현 주소를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유럽의회 선거 결과는 불과 몇 주 동안 존재했던 정당과 브렉시트 운동가인 패라지에게 놀라운 성공이었다”면서 “브렉시트 지연은 양극화된 나라에서 이미 격동기에 빠진 정치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브렉시트 지연의 책임을 떠안은 것은 보수당 만은 아니다. 보수당과 대립각을 세우면서 브렉시트 정국을 함께 이끌어온 노동당 역시 중도좌파 성향인 자유민주당에게 대거 표심을 빼앗기며 치명타를 입었다. 브렉시트가 두 번째 연기된 이후 초당적 합의안을 마련하고자하는 메이 총리의 노력에 딴지를 걸면서 정국을 더욱 혼란스럽게 만들었다는 국민적 불만이 노동당에 대한 ‘심판’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NYT는 “자유민주당과 녹생당은 모두 브렉시트에 반대는 분명한 입장을 취했다”면서 “노동당의 후퇴는 반론을 강하게 제기하고, 브렉시트에 대한 국민투표를 더 분명하게 추진해야한다는 요구를 촉발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보수당과 노동당에 대한 심판은 결국 국민들이 브렉시트 정국을 강력하게 이끌어나갈 리더십을 필요로 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서로 다른 방식의 타협을 내세운 현 집권여당과 제1야당이 오히려 국가의 정치적 불확실성과 변동성을 높였다는 문제 의식이 확산된 것이다.

명확히 비타협적인 입장을 가진 정당으로 유권자들이 향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실제 패라지는 유럽의회 선거 과정에서 경제적 비용이 얼마가 들든 영국이 합의없이 10월 말에 유럽연합을 떠나야 한다는 명확하고 단순한 메시지를 제시했다.

패라지는 “우리는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에 대해 책임을 지고 싶고, 그럴 준비가 돼 있다”면서 “다음 브렉시트 시한이 만료되면 영국이 떠나야 한다”고 밝혔다.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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