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부자들 해외채권에 몰린다

한미 금리역전에 환차익 노려

흑자 축소·해외투자 확대로

달러강세 베팅…환 헷지 안해

 

한국의 부자들이 해외채권을 몰리고 있다. 전세계적인 안전자산 선호현상 속에서 한미 금리역전에 따른 투자수익에 환차익까지 노릴 수 있어서다.

28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들어 이달 24일까지 내국인의 해외채권 순매수 결제금액이 51억7136만달러로 집계됐다. 지난해 1∼5월 순매수 금액(39억7892만달러)에 비해 30% 증가한 것이자, 2016년(74억7575만달러) 이후 3년 만에 가장 많은 규모다. 과거 보험사 등 기관 위주로 투자가 이뤄졌던 것과 달리 개인이 주도적으로 해외채권을 사들이고 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전날 ‘외환시장, 수급환경의 변화’ 보고서에서 “올해 기관들의 투자가 소극적인 가운데 개인들이 주도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라며 “고액자산가 중심으로 자사 포트폴리오 다변화 차원의 해외자산 보유 확대가 진행돼왔다”고 분석했다.

대내외 불확실성은 달러표시 채권, 선진국 국채에 대한 개인 투자를 더욱 확대시키는 요인이다. 미 국채의 경우, 지난주 미ㆍ중 무역갈등 우려로 10년물 금리가 연 2.30%를 하회하며 2017년 10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채권 금리와 가격이 반대로 움직이는 만큼, 달러채권에 대한 수요를 자극할 만한 환경이란 분석이다.

개인의 해외채권 투자가 기조적 흐름으로 자리 잡아가면서 외환 수급 환경까지 ‘달러 공급 우위’에서 ‘달러 수요 우위’로 뒤바뀌고 있다는 관측이다. 기관이 해외투자시 환헤지(환율변동 위험 제거)를 동반하는 반면, 개인은 달러자산 보유 자체가 목적이기 때문에 환헤지를 따로 하지 않는 게 보통이다. 안전자산 선호에 따른 달러 강세가 이어진다면 향후 채권 만기시 환차익을 노릴 수 있다.

전 연구원은 “환노출 상품의 해외투자는 달러 수요를 유발한다”며 “개인들의 환노출 해외투자의 가파른 증가세가 (달러 수요 우위에 따른) 환율 상승에 우호적인 수급 환경을 조성했다”고 말했다.

또 “국민연금은 해외투자 비중을 작년 말 30.1%에서 2023년 40%로 늘리는 계획으로 당분간 연간 300억∼400억달러의 달러 수요를 유발할 수 있다”며 “2015년을 정점으로 축소되는 경상수지 흑자 축소 속도에 따라 달러 공급 우위의 수급 환경이 역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강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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