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채권·원자재 ‘미-중국 무역전쟁 영향 동반 패닉’

무역전쟁 장기화 우려 이어져…뉴욕증시 월간 수익률 마이너스

미국 국채 장단기 금리역전 심화…유가 변동성 확대·구리값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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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의 긴장이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주식과 채권, 원자재 시장이 동반 패닉에 빠져들고 있다. 2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NYSE)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0.87% 내린 2만5126.14로 마쳤다.

연초 이후 승승장구하던 흐름에서 완전히 벗어나 5주 연속 하락하며 이달 들어 6%가량 떨어졌다. 이날 장중 한 땐 2만5000선을 내주기도 했다. 물론 여전히 지난해 말보다 16% 높은 수준이지만 CNN비즈니스는 “월스트리트는 최악의 한 달을 보낸 지난해 12월의 기억을 떠올리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유럽중앙은행(ECB)는 유럽 금융시스템 위험 보고서에서 미국의 주식이 과대평가됐으며 곧 조정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위험자산 회피 현상이 퍼지며 미 국채 수익률은 또 하락했다.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장중 한 때 2.21% 수준까지 떨어졌다 2.263%로 마쳤다. 2017년 9월 이후 가장 낮은 것이다.

심지어 연방준비제도가 정책 금리를 내년 말까지 3회 정도 내릴 수 있단 전망이 나오면서 2016년 후반기 이후 처음으로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2% 밑으로 내려갈 수도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더 심각한 건 장단기 금리 역전이다. 3개월 물 국채 금리는 2.35% 수준으로, 10년 물과 한때 12베이시스포인트(bp)까지 벌어졌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 격차다. 장단기 금리 역전은 불경기 전에 나타나는 대표적 신호다.

듀크대 재무학과 교수인 캠벨 하비는 CNN비즈니스에 “장단기 금리 역전이 벌어졌다는 건 휴가를 가려 돈을 빌릴 때가 아니라 절약하고 충격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자재 시장도 출렁이고 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한때 배럴당 3%가량 떨어졌지만 급반등해 0.6% 하락으로 마치면서 변동성이 확대된 모습을 보였다.

구리 선물 가격은 1.1% 떨어졌다. 원유와 구리 가격은 연중 최고치에 비해 10%이상 떨어졌다.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에 따라 수요가 줄어들 것이란 우려가 원자재 가격을 끌어내리고 있다.

도무지 끝이 날 것 같지 않은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시장의 동반 패닉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날 미국 국방부는 중국의 희토류 전략자산화 움직임에 맞서 중국 희토류 의존도를 낮추는 방안을 담은 보고서를 의회에 제출했다. 대화와 협상보다는 대치 국면을 이어가겠단 의지를 보인 것이다.

중국의 반발도 점차 거세지고 있다. CNBC는 중국 인민일보가 사설을 통해 “경고 안했다고 하지 마라”라고 으름장을 놓았다고 전했다. 이 표현은 1962년, 1979년 각각 인도와 베트남을 상대로 국경 전쟁을 앞두고 딱 두 번 사용된 표현이라고 CNBC는 설명했다.

폴 젬스키 VIM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미국은 (어려움을) 헤쳐나갈 수 있다고 믿고 있지만 다른 나라들의 의심은 더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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