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0 월드컵] 또 벼랑 끝에서 강했던 한국축구…이제 한일전이다

정정용호, 아르헨 꺾고 16강…16년 만에 일본과 격돌

정정용호가 U-20 월드컵 16강에 진출했다. 공교롭게도 상대는 일본이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 뉴스1

정정용호가 U-20 월드컵 16강에 진출했다. 공교롭게도 상대는 일본이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 뉴스1

역시 한국 축구는 위기에서, 벼랑 끝에서 강했다. 매번 정신력이 극대화 됐을 때 기량을 발휘하는 것이 안타깝고 보다 높은 수준으로의 도약을 위해서는 꼭 개선해야할 점이기는 하지만 한편으로는 또 다행이다. 이런 힘이 있으니 어떤 강호들도 한국 축구를 쉽게 볼 수 없다.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U-20 대표팀이 ’2019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대표팀은 1일 오전(한국시간) 폴란드 티히의 티히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조별리그 F조 최종 3차전에서 2-1로 승리했다. 1차전에서 포르투갈에 패(0-1)한 뒤 2차전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을 꺾었던(1-0) 대표팀은 2승1패 승점 6점이 되면서 조 2위로 16강에 올랐다.

사실 걱정이 많았던 경기다. 패했던 포르투갈과의 1차전(0-1)은 물론이고 이겼던 남아공과의 2차전(1-0)도 내용이 썩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회 전부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이강인은 확실히 도드라졌으나 이강인에게 지나치게 기대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이 흐름을 강호 아르헨티나전에서 과연 바꿀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그런데 가장 좋은 내용과 결과를 잡았다.

이날 정정용 감독은 이강인에게 사실상 ‘프리롤’을 부여했다. 수비부담을 덜어주면서 위치에 구애받지 않고 끼를 마음껏 발산하도록 멍석을 깔았는데 주효했다.

당당하게 아르헨티나와 맞서던 한국은 전반 41분 이강인의 환상 크로스에 이은 오세훈의 헤딩 선제골과 후반 11분에 터진 조영욱의 추가골을 묶어 후반 43분에 1골을 만회한 아르헨티나를 2-1로 따돌렸다. 애초 무승부면 만족한다고 했으나 아예 꺾어버렸다. 경기 후 정정용 감독이 “퍼펙트했던 경기 운영”이라 칭찬했을 정도로 흡족했다.

마치 지난해 러시아 월드컵 최종 3차전에서 A대표팀 형님들이 세계랭킹 1위 독일을 2-0으로 제압했을 때의 장면을 떠올리게 했던 정정용호다. 여자 대표팀도 지난 2015년 월드컵 당시 최종 3차전에서 유럽의 강호 스페인을 2-1로 꺾고 극적으로 16강에 오른 바 있다. 결국 ‘동생’들도 배수진을 치고 임한 경기에서 비상했다.

아직 샴페인을 터뜨릴 때는 아니다. 지난 2017년 한국에서 열린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16강 진출에 성공한 한국은 이제 2013년 터키 대회 이후 6년 만에 8강에 노린다. 그 고비에서 만날 상대가 공교롭게도 숙적 일본이다. F조 2위 한국은 1승2무 승점 5점으로 B조 2위에 오른 일본과 오는 5일 오전 0시30분 외나무다리 승부를 펼친다.

이번 대회에 아시아 대표로 나선 4개국 중 한국과 일본만 16강에 진출했다. 다른 나라들은 격차를 실감해야했다. D조의 카타르는 단 1골도 넣지 못한 채 6실점하며 3전 전패 수모를 당했다. E조 사우디아라비아 역시 3전 전패(4골 8실점)로 대회를 마감했다. 여러 가지 배경에서 ‘아시아의 맹주’를 가리는 모양새를 갖췄다.

한국 입장에서는 빚을 갚아야할 경기다. 지금껏 U-20 축구대표팀 간 한일전 전적은 43전 28승9무6패로 한국이 크게 앞선다. 당연히, 주로 아시아 대륙 내 대회에서 쌓은 전적이다. 지금 누비고 있는 FIFA U-20 월드컵에서는 딱 1번 격돌했는데, 하필 그때 한국이 패했다.

한국은 2003년 12월8일 UAE 아부다비에서 펼쳐진 FIFA U-20 월드컵에서 일본에 1-2로 져서 8강 진출에 실패한 바 있다. 당시 최성국의 선제골로 앞서 나갔으나 후반 37분 동점골을 내줬고 연장 승부 끝에 역전패를 당했다. 내용까지도 아팠다.

16년이 지난 2019년, 다시 16강에서 한일전이 성사됐다. 언제 어느 때고 한일전은 중요한데 지면 바로 짐을 싸야하는 토너먼트 무대에서 만났다. 어쩌면 아르헨티나전보다 더한 벼랑 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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