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세대 부장, 신입 Z세대를 맞다] 스마트폰과 가장 친숙한 Z…최초의 ‘완전글로벌’ 신인류로

X,Y,Z세대, 그들의 추억코드는

해리포터의 판타지와 함께 성장한 Y 디지털 과도기 ‘밀레니얼 게이머’로

워크맨·유니섹스 모드로 거리 누빈 X 인디락·테크노 음악 문화적 감성 지배

Z세대가 가장 열광하는 팝 아이콘 중 한 명인 가수 아리아나 그란데(위 사진)의 모습과 지난 10일 애플 스토어 직원이 애플 카네기 도서관의 개관을 기념하는 미디어 시사회에서 아이폰의 짐벌(gimbal)을 시연하고 있는 모습. [로이터]

“과거의 향수는 당신의 일부다”

밀레니얼 세대의 향수를 다룬 BBC의 동영상 콘텐츠에 등장한 한 참가자는 제작진이 건넨 ‘게임보이’에 반가움을 금치 못한다. 그는 “당신은 향수에 자주 젖는 편인가”라는 질문에 망설이지 않고 “그렇다”라고 답한다.

각 세대는 성장기의 문화와 사건에 의해 독특하게 정의된다. 같은 맥락에서 성장기의 향수는 때로 같은 세대의 타인과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있어 좋은 도구가되기도 한다. 동시에 한편으로 그 것은 누군가에게 현재의 팍팍한 현실을 피할 도피처로서 역할을 하기도 한다. 오늘날 미중 무역전쟁이 촉발시킨 긴장이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을 더욱 높이고 있는 사이 대중들이 소위 ‘한물 간’ 아티스트와 콘텐츠들을 다시 주목하고, 복고를 뜻하는 ‘레트로’의 인기가 갈수록 높아지는 것을 단순히 트렌드로 치부하기 힘든 이유는 여기에 있다.

과거의 추억들이 사우스햄튼대학교 제이콥 쥴 박사는 “과거에 향수병은 우울증, 불안함과 연결되는 정신질환으로 여겨지기도 했다”면서 “과거의 기억을 되짚는 것은 오히려 유년기에 가졌던 희망과 현실의 괴리를 조정하는 긍정적인 역할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Z세대, 아이폰과 인스타그램 = Z세대는 밀레니얼 다음 세대로 통상 2000년대 초반에 출생한 세대부터 2000년대 후반, 2010년대 초반까지 출생한 세대를 일컫는다.

어린시절 슈렉을 비롯해 디즈니, 워너브라더스 등 대형 영화사가 제작한 애니메이션을 보며 성장했으며, 오늘날에는유튜브와 넷플릭스를 통해 문화콘텐츠를 소비한다. 미국에서는 아리아나 그란데, 더 위켄드, 셀레나 고메즈 등 팝스타가 이 시대의 대표적인 문화적 아이콘으로 꼽힌다.

Z세대는 mp3 플레이어로 시작해 2007년 아이폰의 등장 이후 스마트폰과 가장 친숙한 세대이기도 하다. 사회 연구 분석 업체 맥크린들은 Z세대에 대해 “21세기에 의해 형성돼 디지털 기기를 통해 연결되고 소셜 미디어를 통해 이루어지는 최초의 완전 글로벌 세대”라고 밝혔다.

디지털 기기를 통해 사회와 연결되고자 하는 욕구가 강하며, 이는 애플과 삼성 등 IT기기 제조사들과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SNS에 대한 추종으로 이어졌다. 한 조사에 따르면 오늘날 10대 중 90%가 최소 한 달에 한 번은 인스타그램에 접속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광고전문지 애드위크는 “밀레니얼과 Z세대는 스트리밍 서비스의 시대를 함께 누리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면서도 “하지만 Z세대는 유튜브나 스냅챗, 인스타그램과 같은 ‘한 입 크기’의 시각 미디어에 더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밀레니얼, 해리포터 그리고 플레이스테이션 = ‘밀레니얼 세대’(Millennials)는 1982년부터 2000년 사이에 출생한 신세대를 말한다. X세대와 Z세대 사이란 의미에서 Y세대라고도 불린다.

JK 롤링의 판타지 시리즈 ‘해리포터’의 주인공 해리포터가 호그와트 입학 통지서를 받을 무렵, 밀레니얼 세대의 중간 쯤인 1987년대 생의 나이는 12세였다. 해리포터가 몰드모트를 물리칠 때 그들은 사회인으로서 첫 발을 내딛었다.

밀레니얼은 우연으로는 설명하기 힘든 기막힌 타이밍으로 해리포터와 함게 성장했다. 밀레니얼 세대를 연구하는 리서치회사 ‘밀레니얼 마케팅’은 밀레니얼 세대를 ‘해리포터 세대’라고 정의한다.

밀레니얼 마케팅은 “해리포터 시리즈가 새로운 세계를 배경으로 한 시대를 초월한 가치들의 원형들을 창조하기 시작했던 것처럼, 밀레니얼은 다문화주의, 영웅주의, 팀워크, 학습, 선(善) 등 보편적인 가치에 대한 개념을 정립시켜왔다”고 설명했다.

밀레니얼 세대의 문화적 아이콘이 해리포터라면, 이들의 생활을 지배한 것은 다름아닌 게임이었다. 디지털 기술 발전의 과도기 속에서 이들은 플레이스테이션, 닌텐도 등 콘솔게임과 블리자드의 히트작인 스타크래프트를 즐겼다. 미국의 경제전문 매체인 INC는 “닌텐도, 세가 제네시스, 플레이스테이션은 밀레니얼을 게이머 세대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밀레니얼 세대는 크리스티나 아길레나, 브리트니 스피어스를 지나 리한나, 테일러 스위프트 등 팝 디바들의 음악을 즐겼다. 그리고 ‘저스트 두 잇(Just Do it)’을 외치는 나이키 신발에 대한 열광을 아끼지 않았다. 여성들은 패스트 패션의 성장 속에 포에버 21과 같은 SPA 브랜드에서 쇼핑을 했고, 일부는 지하 하디드, 켄달 제너 등 란제리 차림의 유명 모델들이 등장하는 빅토리아 시크릿의 추종자를 자청했다.

▶X세대, 워크맨과 캘빈클라인 = X세대는 흔히 1965년에서 1980년에 태어난 이들을 지칭한다.

오늘날 스마트폰으로 수 천만 곡의 음악을 무한대로 스트리밍하며 감상할 수 있게 되기 훨씬 전, 1970대 말 등장한 워크맨은 X세대의 대중 문화 소비의 방식을 뒤흔들었다. 십여곡 남짓 녹음된 카세트 테이프를 무한 반복하며 거리를 활보하는 것은 당시만해도 충격적이고 신선하며 소위 매우 ‘최신의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백인 남녀 일색의 패션 광고 사이에서 다양한 인종의 모델들을 등장시킨 베네통 광고가 젊은 세대를 향해 ‘다양성’에 대한 메시지를 던졌고, CK(캘빈클라인)으로 대표되는 남성과 여성의 경계를 허문 ‘유니섹스’가 또다른 트렌드의 하나로 자리잡았다. 80~90년대, 이 같은 추억과 감성을 공유하며 변화의 시대를 헤쳐 온 당시의 젊은 세대에게 붙은 ‘X’라는 명칭은 특정 세대에 이름을 붙인 첫 사례이기도 했다.

인디락과 테크노 음악은 X세대의 문화적 감성을 지배했다. 밀레니얼 세대에게 해리포터가 있다면 이들에겐 스타워즈가 있었다. 최근 뉴욕타임스(NYT)는 “90년대 초반 인디락계를 강타했던 비키니 킬부터 우탱 클랜, 후티 앤더 블로피쉬 등이 최근 투어를 위해 재회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고, 애니 디프랑코, 리즈 페어와 같은 아이돌이 회고록을 출판하고 있다”며 X세대의 재부상을 다루기도 했다.

손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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