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워크레인 파업] 앞에선 ‘안전’ 뒤에선 ‘밥그릇 싸움’…건설현장 멈춰세운 ‘크레인 파업’

전국 2300여곳 건설현장 ‘크레인 스톱’

공기 지연ㆍ연장으로 다방면 차질 불가피

서울 강남의 한 공사현장에 설치된 타워크레인이 4일 오전 운행하지 않고 멈춰서 있다. (뉴스1)

서울 강남의 한 공사현장에 설치된 타워크레인이 4일 오전 운행하지 않고 멈춰서 있다. (뉴스1)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노총)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타워크레인 조종사 노조가 4일 무기한 전면파업에 들어갔다. 파업 명분으로 ‘안전’을 내세우고 있지만 결국 무인 소형 트레인에 일자리를 뺏길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타워크레인 기사들이 고공농성에 들어가면서 대체 인력 조차 투입할 수 없는 구조라 파업이 길어질 경우 공기지연은 불가피하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양대 노총의 영향력이 미치는 대형 타워크레인은 전국에 2500여대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한노총 측이 1000여대, 민노총 측은 1500여대다.

전국에 등록된 6283대 타워크레인의 약 40%에 달하는 숫자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 투입된 타워크레인이 3000여대 수준인 것을 감안했을 때, 업계는 이번 파업으로 약 80%의 공사현장이 영향을 받게 될 것으로 봤다. 전국에 2300여 곳 공사현장이 해당된다. 애초에는 4일 파업을 예고했던 양대노총은 전날 오후 4시 40분 경 대형 타워크레인 점거에 들어가면서 반나절 일찍 총파업에 돌입했다.

전국의 대다수 건설현장은 파업 첫날부터 작업이 올스톱됐다. 앞서 양대노총 조합원 고용 이슈로 주목을 받았던 디에이치자이개포 건설현장에서는 4대에 달하는 대형 타워크레인이 운행을 중단했다. 마포프레스티지자이와 여의도 파크원 등 대형빌딩 공사현장도 영향을 받고 있다.

한 건설현장 관계자는 “어제 오후 작업을 끝내고 민노총과 한노총 소속 조합원들이 지상으로 내려오지 않은채 농성에 들어가며 파업이 시작됐다”면서 “이들이 안내려오고 있기 때문에 타워크레인에 다른 근로자를 올려서 작업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타워크레인에는 ‘소형 크레인 철폐’, ‘임금인상’ 등이 적힌 현수막이 걸렸고, 지상에 남은 조합원들은 타워크레인 주변을 둘러싸고 비슷한 내용의 구호를 외쳤다.

대형 건설업체 A사 관계자도 “타워크레인을 사용하지 못하면 추가적으로 돈을 들여 이동식 크레인차량을 임대해 철골을 세우는 작업을 진행한다”면서 “하지만 추가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중견 이하급 건설사들은 꿈도 못꾼다. 이들 현장은 작업기한이 지연될 수밖에 없고 근로자들이나 입주 예정자들도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대 노총은 소형 무인타워크레인 사용 제한을 파업 해제 요구조건으로 내걸고 있다. 양대노총은 정부가 소형 타워크레인 사용을 방관하며 현장에서 사고를 야기했다고 보고, 이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재희 민주노총 건설노조 교선실장은 “2014년 부터 소형무인타워가 들어왔고, 2016년부터 사고가 집계됐는데 30건의 사고가 있었고 7건의 사상자가 발생했다”면서 “소형타워크레인은 20시간 교육받으면 아무나 작업을 할 수 있는데, 안전문제가 크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들이 안전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지만, 노조 측은 일자리 문제도 파업의 한 원인임을 부인하지 않고 있다. 민주노총 등에 따르면 2014년 이전에 전무했던 소형 타워크레인은 2019년 현재 1800대에 이른다. 소형 타워크레인은 조종사 없이 무인으로 운영된다.

이번 파업을 타워크레인 노동자들의 ‘갑질’로 보는 의견도 있다. 타워크레인 노동자들의 파업은 건설현장 전체의 중단으로 이어지는 만큼 이같은 상황을 이용해 노동자들이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번 파업에서 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 타워크레인분과위원회는 사용자 측에 임금 7% 인상을 요구했다. 한노총 연합노련 타워크레인조종사노동조합은 8% 인금인상안을 제시했다.

[헤럴드경제=박병국ㆍ김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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