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전쟁 이후 위안화 흔들…中 자본시장 강타한 ‘차이나 엑소더스’

올 4~5월에 중국 증시서 외국 자본 약 14조 원 빠져나가

주식연결프로그램 시작된 이래 최대 규모의 이탈

무역전쟁 이후 위안화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 높아져

CEIC와 모건 스탠리에 따르면 무역전쟁 이후 위안화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지난 4월과 5월 두 달간 중국 자본 시장에서 약 14조 원 규모의 외국인 자본이 이탈한 것으로 집계됐다. [AP=헤럴드경제]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무역전쟁이 본격화된 4월 이후 중국 자본 시장 내에 존재하던 외국인 자본이 대거 이탈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대중 공세가 심화되고, 무역전쟁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인민폐의 안전성을 둘러싼 우려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글로벌 거시경제 데이터를 제공하는 CEIC와 모건 스탠리의 자료를 인용해 지난 4월과 5월 두 달간 중국 자본시장에서 이탈한 자본이 120억 달러(한화 약 14조 1400억 원)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이는 글로벌 투자자들이 홍콩을 통해 중국 주식에 접근할 수 있는 ‘주식 연결(stock connect) 프로그램’이 시작된 이래 최대 규모의 이탈이다.

FT는 “두 달간의 대규모 자본 이탈에도 불구하고 올 초 3개월간 강력한 시장 실적에 힘입어서 올 들어 중국 자본시장은 80억 달러의 순 유입을 기록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최근의 중국 내 자본 이탈이 미중 무역전쟁을 둘러싸고 중국 통화의 안전성에 대해 전 세계의 펀드매니저들 사이의 우려가 높아졌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이른바 ‘차이나 엑소더스(탈출)’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중국 현지의 우려도 만만치 않다.

로라 왕 모건 스탠리 중국 주식전략가는 “국내 투자자 사이에서는 중국 내 외국인 투자자들이 시장 진입을 그만두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다”고 전했다.

중국은 몇 번의 짧은 침체기를 제외하고 지난 2014년부터 꾸준히 외국인 자본이 유입돼 온 시장 중 하나다. 사상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고 보도되고 있는 지난 2018년조차 약 550억 달러가 중국 증시로 유입됐다.

자본 유출에 대한 우려가 증가하면서 중국 증시마저 흔들리는 분위기다. 올 들어 약 20% 가량 상승한 중국 CSI 300지수는 지난 4월 중순 고점을 찍고 나서 계속해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연일 격화되고 있는 미중 양 국 간의 갈등 양상이 자본시장 하락세를 이끌었다. 특히 미국의 관세 인상, 화웨이의 거래 제한 기업 리스트 등재 등 여러 대중 강경 조치들이 중국 투자자들을 긴장하게 만들었다는 분석이다.

상하이 소재 자산운용사 MQ인베스트먼트의 존 저우 상무는 “무역전쟁과 더불어서 중국의 위안화가 더욱 약세를 보일 수 있다는 우려가 외국인 유출을 부추기는 요인”이라면서 “지난 두 달 동안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탈이 너무 뚜렷해서 이러한 추세가 더욱 유출을 부추기고 있다”고 밝혔다.

결국 자본 이탈로 시장의 불안감이 높아지면서 또 다른 자본 이탈을 이끌어내고 있다는 것이 저우 상무의 설명이다. 그는 “외국 자본의 이탈은 증시의 변동성을 악화시켰고 이로 인해 자금의 추가 유출이 촉발됐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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