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의 영원한 동반자 이희호 여사 별세…향년 97세

세브란스병원에서 눈 감아…동교동 시대, 역사의 뒤안길로

2018년 1월 1일 서울 마포구 동교동 연세대학교 김대중도서관에서 열린 합동하례식에 참석한 이희호 여사. (뉴스1 DB)

2018년 1월 1일 서울 마포구 동교동 연세대학교 김대중도서관에서 열린 합동하례식에 참석한 이희호 여사. (뉴스1 DB)

고(故)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부인이자 영원한 동반자인 이희호 여사가 10일 별세했다. 향년 97세.

이 여사는 그간 노환으로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아오다 이날 병세가 악화돼 오후 11시37분 끝내 눈을 감았다.

1922년 유복한 의사 집안에서 태어난 이 여사는 이화여전 문과와 서울대 사범대를 졸업한 뒤 미국 유학을 다녀와 이화여대에서 강의를 하는 등 당대 여성으로선 보기 힘든 인텔리였다.

대한여자청년단(YWCA) 총무 등 1세대 여성운동가로 이름을 날리던 이 여사는 가난한 정치 재수생이었던 DJ와 만나 1962년 결혼한 뒤 지난 2009년 DJ가 서거할 때까지 47년간 “고난과 영광의 회전무대”를 살아왔다.

이 여사는 김 전 대통령과 결혼한 후 김 전 대통령 함께 정치적 고락을 함께 했다. 1972년 김 전 대통령의 미국 망명, 1973년 납치사건, 이후 가택연금과 투옥, 1980년 내란음모 사건으로 인한 수감, 미국에서 귀국한 뒤 가택연금 등 정치적 고난을 함께 견뎌냈다.

이 여사는 김 전 대통령이 사형 판결을 받았을 때 지미 카터 미국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내는 등 구명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김 전 대통령이 네 번째 도전한 대선에서 대통령에 당선됐지만, 이 여사는 70대 후반의 고령임에도 아동과 여성 인권에 관심을 두고 ‘사랑의 친구들’, ‘여성재단’을 만들어 활발한 대외 활동을 했다.

하지만 김 전 대통령의 대통령 재직 중 2002년 3남 홍걸씨, 차남 홍업씨가 연달아 구속되면서 참담함을 맛봐야 했고, 퇴임 직후엔 ‘대북송금 특검’으로 또 다시 어려움을 겪었다.

김 전 대통령이 2009년 8월 서거하면서 47년에 걸친 김 전 대통령과의 부부생활은 마감했지만, 매년 노벨평화상 수상 축하 행사를 개최하는 등 김 전 대통령의 유업을 잇기 위해 힘을 쏟았다.

2011년 12월에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조문을 위해 평양을 방문하는 등 햇볕정책의 계승을 위해서도 활발한 활동을 했다.

이 여사가 별세함에 따라 김 전 대통령 서거 이후에도 이어져왔던 ‘동교동 시대’도 완전하게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유족으로는 김홍업, 홍걸 2남이 있다. 장남인 김홍일 전 민주당 의원이 이 여사에 앞서 지난 4월20일 별세했다. 아들 가운데 홍걸씨가 DJ와 결혼해 낳은 친아들이다.(뉴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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