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서 ‘브라 노출’ 시위…세속파 vs. 초정통파 유대인 갈등 심화

세속파 카페 여종업원들, 초정통파 영업 방해에 항의 표현

WP “네타냐후 정부 정치적 위기 드러내”

이스라엘의 초정통파 유대교인들. [AP]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이스라엘에서 세속파 유대교인들과 초(超)정통파 유대교인들 간의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이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정부의 정치적 위기를 드러낸다는 분석이다.

10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지난 8일 이스라엘 예루살렘 ‘바스텟(Bastet)’ 카페의 여성 종업원들이 셔츠를 들어올려 브라를 노출하는 시위를 벌였다. 카페의 영업을 방해하는 초정통파 유대인들을 물리치기 위해서였다.

예루살렘 도심에 있는 이 카페는 채식주의자와 LGBT(성소수자: 레즈비언·게이·양성애자·트랜스젠더)에 친화적인 공간으로, 유대교 안식일인 토요일에도 문을 열고 인도에 테이블을 내놔 세속파 유대인들이 주말에 휴식을 취하는 오아시스 같은 곳이다.

그러나 매주 초정통파 남성 유대인들이 모피 모자와 금 장신구를 착용하고 이 카페 앞을 행진하며 “샤보스(Shabbos·‘안식일’을 뜻하는 이디시어)”를 외친다. 안식일에 문을 여는 것은 ‘신성 모독’이라 여기고 불만을 표하는 것이다.

이에 참다 못한 카페 종업원들도 불만의 표시로 브라 노출 시위에 나서면서 초정통파와 세속파 간의 긴장은 한층 고조됐다.

이스라엘 여성들의 브라 노출 시위. [유튜브 캡처]

WP는 “이들 교파 간의 대립은 세속파 유대인들에 의해 건립됐지만 초정통파 유대인의 규모와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현대 이스라엘의 주요한 긴장을 반영한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긴장은 지난달 말 최전선에 다다랐고, 장기 집권해온 네타냐후 총리의 연정 구성을 가로막아 결국 9월 조기 재선거를 실시하도록 만들었다.

네타냐후 총리의 발목을 잡은 것은 병역 문제였다. 이스라엘 정부는 최근 수년간 초정통파 신자들을 다른 이스라엘 유대인들처럼 군대에 징집하는 법안을 추진했으나 초정통파 정당들의 반발로 무산됐다.

네타냐후 총리는 의회에서 과반을 차지하기 위해 세속파와 정통파 두 파벌 모두 필요로 했지만, 병역 관련 법안을 둘러싸고 두 파벌이 대립하면서 연정 구성은 실패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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