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중국화할라” 외국 기업ㆍ투자자, 중국 눈치에 말못하고 ‘속앓이’

범죄인 인도 법안 개정, 외국 경영자 위기감 고조

“사법 독립성 훼손으로 외국인 투자자 신뢰 떨어트려”

미국, 일국양제 지켜지지 않을 경우 홍콩 지위 악영향

12일(현지시간) 다국적 기업들이 입주해 있는 홍콩의 고층 빌딩 앞에서 경찰들이 시위대에게 최루탄을 발사하고 있다.[로이터=헤럴드경제]

[헤럴드경제=박도제 기자] 홍콩 정부가 ‘범죄인 인도 법안’ 개정을 추진하면서 현지 외국인 기업들의 ‘속앓이’도 깊어지고 있다. 이번 법안이 홍콩의 외국인 경영자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이 될 수 있고, 미중 무역분쟁의 협상 카드로 활용될 것에 대한 우려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1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따르면 홍콩 현지 외국인 컨설턴트와 투자자, 그리고 기업가들은 중국 정부에 대한 눈치로 공개적인 언급을 꺼리고 있지만, 그 법안이 외국 경영자들을 위험에 빠트릴 것인지, 기존 법률 시스템을 파괴할 것인지, 분쟁 해결 장소가 중국 공산당이 관할하는 지역으로 결정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실제로 홍콩 현지 투자업체인 프리마베라 캐피털 그룹의 푸레드 후 창업자는 “사업과 금융 부문에선 이번 법안이 홍콩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깊게 우려하고 있다”며, “사법부 독립성 훼손과 개인 자유의 침해는 투자자들의 신뢰를 떨어트리며 글로벌 비지니스 중심으로 향하는 홍콩의 미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법안은 중국과 세계의 중간에서 중립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홍콩의 위치를 위협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홍콩 미국상공회의소의 타라 조셉 회장은 “이번 법안으로 비지니스를 최우선으로 도시에서 정치와 경제의 경계가 애매히지는 것에 대해 우려된다”고 말했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 의장도 지난 12일 성명을 통해 “홍콩 정부가 이 법안을 통과시킬 경우 미국 의회는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 시스템에서 홍콩이 충분히 자율적인지에 대해 재평가를 할 수밖에 없다”며 부정적인 의견을 내놨다.

홍콩 기업가들은 이번 법안 개정이 미중 무역분쟁 속에 하나의 협상 카드로 활용되면서 미국이 중국의 여러 도시 가운데 하나로 홍콩을 취급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지난 1992년 미국-홍콩 정책 법안에 따라 홍콩은 관세 등에서 특별한 지위를 누리고 있지만, 범죄인 인도 법안 개정이 이 같은 홍콩의 지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얘기다.

앞서 지난 10일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일국양제 시스템의 지속적인 훼손은 홍콩이 오랫동안 만들어온 국제 사회에서의 특별한 지위를 위기에 빠트린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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