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6천억달러 미국 관광산업, 무역전쟁 새 전선”…중국여행객 감소로 ‘직격탄’

“중국 관광객, 다른 나라보다 50% 더 지출”…호텔·소매업체 등 피해

지난해 미국 방문 중국 관광객 200만명↓…올해 더 감소 전망

중국 정부 미국 여행ㆍ유학 경계령 발령 

[AP=헤럴드경제]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장기화되면서 ‘관광 전쟁’으로 번지는 형국이다. 중국 관광객들이 미국으로 향하던 발길을 돌림에 따라 미국 관광업계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2일(현지시간) “미중 무역전쟁에 새로운 전선이 열렸다”며 “1조6000억달러(약 1893조원) 규모의 미국 관광 산업”이라고 전했다.

미국 연방여행관광국(NTTO)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방문 중국인 관광객은 3000만명으로 전년보다 200만명이나 줄었다.

중국인에게 인기를 끌었던 로스앤젤레스(LA) 호텔은 지난해 방문객이 23% 줄었으며 올 들어서도 10% 감소했다.

뉴욕에선 다른 외국인 관광객의 거의 2배를 소비하는 중국 관광객들의 지출이 1분기 12% 떨어졌다.

지난 몇 년간 중국 관광객들을 태운 버스 행렬이 찾아와 고급 보석들을 구매하던 샌프란시스코는 이제 버스가 오지 않는다.

업계 전문가들은 올들어 중국 관광객 감소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다면서 항공사, 호텔, 식당뿐 아니라 소매업체 및 놀이공원, 카지노 같은 관광 명소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실정을 우려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최근 중국 정부는 잇따라 중국민들에게 미국 여행ㆍ유학 경계령을 내렸다. 중국 문화여유부는 “미국에서 강력 사건이 자주 발생한다”며, 외교부는 “미국 법집행기관이 중국 시민을 괴롭히고 있다”며 이같은 조치를 취했다. 중국 교육부도 자국민이 미국에서 차별을 받고 있다며 유학 자제를 권고했다.

토리 반즈 미국여행협회 공공·정책 부회장은 “중국인들은 방문 기간 동안 평균 6700달러(약 790만원)를 지출했기 때문에 특히 가치가 있다. 이는 다른 외국 방문객보다 50% 더 많은 금액”이라며 “외국 관광객들은 무역 적자 축소에 실제로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컨설팅 기업 관광경제학(Tourism Economics)의 아담 삭스 사장은 올해 미국을 찾는 중국 관광객수가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지난 10년을 보면 중국 관광객 지출은 연평균 23% 성장했다. 그러다 갑자기 성장을 멈추고 2018년 축소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는 지난주 보고서에서 ‘최악의 시나리오’로 중국 관광객 지출이 절반까지 줄어들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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