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 “한중일 대이란 공조필요”, 일본ㆍ독일 “증거필요”…‘워싱턴-테헤란 강경파가 열쇠’

미국 ‘이란 배후설’에 독일 외무장관 “추가 증거 필요”

일본, 기뢰 공격 상반된 주장 나오며 “단정 어려워”

폼페이오, 한중일 등 전세계 반 이란전선 구축 강조

미-이란 내부 강경파 정치세력 지형에 따른 영향 불가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13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유조선 피격 사건의 배후와 관련해 이야기하고 있다.[AP=헤럴드경제]

[헤럴드경제=박도제 기자] 오만 해(海)에서 발생한 유조선 피격 사건을 둘러싼 미국과 이란의 책임 공방 속에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국가들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피격 사건의 주체는 이란이라는 미국의 주장에 대해 중국과 유럽연합은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을 강조했으며, 일본과 독일은 추가적인 증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미국은 추가 증거 제시를 예고하면서 한중일 등 호르무즈 해협을 이용하는 전세계 국가들의 공조 필요성을 제기하고 나섰다. 각국의 엇갈리는 이해 속에 유조선 피격 사건의 배후를 둘러싼 양국의 진실 게임은 결국 미국과 이란 내부의 정치적인 권력구도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16일(현지시간) CBS 방송에 출연해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적대적인 행동에 대해 국제적인 공조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유조선 피격 사건의 이란 책임과 관련해 “우리는 단순히 주장하는 것이 아니며, 순전한 사실관계”라며, “전세계가 뭉쳐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과 중국은 물론 일본을 거론하며 “중국의 경우 80% 이상의 원유를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수송하고 있으며, 한국과 일본도 이들 자원에 많이 의존한다”고 말했다.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로운 항해 보장이 이 지역 원유 의존도가 높은 한중일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안전 보장을 위해 공조해야 한다는 애기다.

이 같은 발언은 미국이 지난 13일 발생한 유조선 피격 사건의 책임이 이란에 있다고 지적한 것에 대해 일본과 독일이 추가적인 정보 제공을 요구한 상황에서 나온 것으로 전세계의 ‘반(反) 이란전선 구축’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이해된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상하이협력기구 회원국 모임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악수하고 있다.[AP=헤럴드경제]

앞서 중국과 유럽연합은 미국과 이란 모두에 자제를 촉구하며 대화를 통한 갈등 해결을 강조했으며, 일본과 독일은 미국 국방부가 피격된 유조선에서 이란 경비정이 불발된 폭탄을 떼어내는 선명하지 못한 비디오보다 더욱 강력한 증거를 요구했다.

특히 일본 정부는 복수의 외교 통로를 통해 유조선 공격과 관련해 이란 책임을 뒷받침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해주지 않으면 일본으로선 이란 소행으로 단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피격당한 유조선의 운영회사도 유조선을 향해 날아오는 물체를 목격했다는 승무원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피격이 기뢰에 의한 것은 아니다”고 말해 이란의 기뢰 공격이라는 미국의 주장과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국제 여론이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움직이자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15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이란 배후설과 관련해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정보기관은 더 많은 데이타와 증거를 갖고 있으며 세계는 곧 그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유조선 피격 사건을 둘러싼 미국과 이란의 책임공방이 진실공방으로 흐르면서 결국 양국의 내부 정치적인 상황에 따라 향후 결과가 달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란에선 미국과의 긴장 강화는 내년 의회 선거에서 강경파가 이란 혁명수비대와의 유대를 강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워싱턴에선 트럼프 대통령으로 하여금 보다 강력한 행동을 요구하는 미 행정부 매파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유럽 외교협회의 제레미 사피로 조사 담당자는 “내부의 정치적인 이유로 보다 높은 긴장감을 원하는 양측 강경파의 해로운 상호작용이 있을 수 있다”며, “그들은 긴장감을 높임으로써 내부 정치에서 인센티브를 얻게 된다”고 전했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