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서 또다시 200만 시위 물결…NYT “이번엔 시진핑의 패배다”

전문가 ”법안 보류는 완전한 철수 아닌 ‘전략적 후퇴’“

17일(현지시간) 범죄인 인도법을 반대하는 시위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입법회를 향하는 시위대 속 참가자가 현수막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AP=헤럴드경제]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전지전능하고, 선견지명이 있는 지도자라는 이미지가 훼손됐다”

홍콩에서 범죄인 인도법(이하 송환법)을 반대하는 시위의 물결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송환법 추진과 대규모 시위, 법 추진 보류 등 일련의 사태에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것은 다름아닌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라는 평가가 제기됐다.

16일(현지시간) 주최 측 추산 약 200만 명에 달하는 홍콩 시민들은 송환법 철폐를 외치며 ‘검은 대행진’에 나섰다. 앞서 지난 9일 시민 100만 명 이상이 집결한 송환법 반대 시위 이후 일주일 만에 진행된 대규모 시위다. 이날 시위대는 전날 캐리람 홍콩 행정장관이 법안 추진을 잠정 중단하겠다는 발표에도 불구, 법안의 ‘완전한’ 철폐와 친중성향 인사인 람 장관의 퇴진을 강력히 요구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처럼 홍콩 시내에서 잇따르고 있는 크고 작은 시위들은 결국 홍콩에서 시 주석의 지배력이 취약하다는 사실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NYT는 “약 7년 간 중국의 지도자로서 대륙 전역에 권위주의적 통치체제를 구축해왔지만, 정작 본토 밖에 사건과 관련된 권력은 여전히 한계가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홍콩 현지뿐만이 아니라 중국 내부에서도 시 주석을 향한 비판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법 독립, 피고인에 대한 기본권조차 제대로 보장돼 있지 않은 중국의 사법시스템이 전 세계에 고스란히 노출되면서, 국제사회가 중국을 공격할 여지도 충분하다.

중국 혁명 사상부활에 대한 책의 저자이자 컨설턴트인 주드 블랑쳇은 “중국 정부가 전략적 후퇴라는 프레임을 짜려고 시도할 지 언정 이번엔 시진핑의 패배”라면서 “시 주석은 현재 중국 내에서도 지도부에 대한 비판에 직면할 수도 있으며, 이미 비평가들의 비판을 차단하기 위한 검열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전문가들은 홍콩 정부의 법안 추진 보류 발표가 전략적 후퇴라는 가정에 힘을 싣는 분위기다. 이들은 무엇보다 시 주석이 양보나 타협을 하지 않는 인물이라는 점에 주목하며, 법안 보류는 일시적인 것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라이언 하스 브루킹스연구소 연구원은 “연기는 철수가 아니다”면서 “중국은 앞으로 때를 기다리고, 다음 번 법안을통과시키기 위한 최적의 기회를 기다리겠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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