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닉스 경찰, 4살 딸이 인형 훔쳤다고 임신부 엄마 총 겨누고 위협

 

[사진=멕 오코너 기자 트위터 캡처]

미국에서 경찰이 어린아이와 임신부가 포함된 흑인 가족에게 총을 겨누고 위협하는 동영상이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경찰로부터 거친 대접을 받은 당사자들은 시와 경찰서에 거액의 배상을 청구했으며, 관할 시장이 사과문을 발표했다.

애리조나에 사는 남성 드레이본 에임스(22)와 약혼녀 이샤 하퍼(24)는 함께 있던 4살 딸이 할인점에서 인형을 훔쳤다고 의심한 경찰관으로부터 가혹 행위를 당했다며 피닉스 시와 경찰서를 상대로 1000만 달러(약 119억원)의 배상금을 청구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 등 미국 언론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달 29일 1살과 4살인 여자아이 2명을 데리고 외출했다가 돌아오는 길에 주차장에서 경찰관들이 다가와 총을 겨누고 위협하며 폭행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현지 매체 피닉스뉴타임스와 이 매체 소속 멕 오코너 기자가 홈페이지와 트위터에 공개한 2개의 동영상을 보면 경찰관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승용차 주변에서 “손들어라”라고 수차례 욕설을 섞어 고함을 지르거나 “너 XX 총 맞는다”고 외친다.

한 경찰관은 에임스를 땅바닥에 엎드려놓은 채 손을 뒤로해서 쇠고랑을 채운 뒤 일으켜 세워놓고 오른쪽 다리를 세게 걷어찼다. 그 충격에 에임스는 한쪽 무릎이 땅에 닿을 정도로 휘청거렸다. 동영상 속의 하퍼는 경찰이 두 손을 들라고 명령하자 아기를 안고 있어서 그럴 수 없으며 자신이 임신했다고 설명하기도 한다.

WP에 따르면 하퍼는 소송에 앞서 제출하게 돼 있는 청구 통지서에서 경찰이 아기를 땅에 내려놓으라고 했으나 아기가 걸을 수 없었고 포장된 바닥이 달아올라서 그럴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동영상을 보면 총을 겨눈 경찰은 차 안에 있던 하퍼를 밖으로 나오도록 유도한 후 달라붙어 있던 두 아이를 떼어놓으려고 한다.

이를 목격한 주민이 경찰관을 향해 “이보세요, 내가 아기를 받을게요”라고 반복해 외치는 소리도 들린다.

결국 아이들은 주민에게 인계됐고 하퍼의 손목에도 수갑이 채워진다.

에임스는 경찰이 “아이들 앞에서 너한테 총을 쏠 수도 있었다”라고 욕설을 섞어 말하기도 했으며 4살 아기는 이 사건으로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두 동영상의 조회 수는 합계 약 40만에 달했고 경찰이 과잉대응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결국 케이트 가예고 피닉스 시장은 성명을 발표해 경찰의 대응이 “완전히 부적절하고 명확하게 전문적이지 못하다”며 “그런 행동이 수용될 것으로 볼 정황은 전혀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나 자신도 어머니로서 아이들이 그렇게 두려운 상황에 처한 것을 보고 매우 분노한다”며 “그 가족이 겪은 상황에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지역 사회에 사과한다”고 밝혔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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