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대미 관세전쟁’ 시동…득보다 실 크다?

중국만큼의 ‘화력’ 부족…대미 수출만 타격 입을 가능성

미국 타코마항(Tacoma) 항에 쌓여있는 화물 컨테이너들 [AP=헤럴드경제]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지난 16일(현지시간)부터 아몬드와 사과, 일부 화학제품을 포함한 28개 미국산 수입품에 대한 인도의 관세가 발효된 가운데, 인도의 ‘보복 관세’ 조치가 득보다 실이 많을 것이란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인도는 이번 대(對)미 관세 조치를 지난해 철강과 알루미늄 등에 대해 미국이 부과한 관세에 대한 보복 조치라고 밝힌 바 있다.

17일(현지시간) CNN비즈니스는 인도 옥스포드 경제연구소장인 프리얀카 키쇼어의 분석을 인용, “인도가 높은 관세로 미국에 보복하기로 한 것은 전략적 오산”이라면서 “미국과의 무역 협상에서 인도가 강경한 입장을 보이는 것은 득보다는 실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과 무역전쟁을 진행하면 인도가 더 많은 것을 잃을 것이란 관측의 배경은 인도의 대미 수출 규모다. 인도는 지난해 330억 달러치의 미국 상품을 수입하고, 540억 달러치의 상품을 수출했다. 지난해 약 546억 달러를 기록한 양국 간의 서비스 무역 역시 인도에게 다소 우호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즉, 미국이 인도의 주력 수출 상품인 노동집약적 제품에 대해 또 다시 고율 관세로 ‘맞불’을 놓거나, 인도의 IT 서비스 등에 대한 제재를 가하게 될 경우 인도 경제가 받을 타격은 클 것이란 분석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무역전쟁 발발 초기와 마찬가지로 미국의 대인도 무역적자에 불만을 표하며, 오토바이나 술 같은 제품에 인도과 부과하는 관세를 강도높게 비판해왔다. 이달 5일부터 미국은 인도가 연간 60억 달러치를 무관세 수출할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이 됐던 일반특혜관세제도를 폐지하기도 했다.

인도가 풍부한 노동력을 바탕으로 빠른 경제성장을 이루고는 있지만, 더 큰 경쟁국인 중국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점도 미국과 인도 간의 무역전쟁에 대한 우려를 높이고 있다. 대표적 경제대국인 중국마저도 미국 발(發) 공세에 타격을 입고 있는 마당에, 인도가 미국의 ‘강공’을 버틸만큼의 펀더멘털이 갖춰져있을리 만무하다는 지적이다. 마찬가지로 인도가 전방위적 보복에 나서더라도 중국이 미국 제품과 기업, 경제에 입힐 수 있는 피해 규모에는 현저히 못 미칠 가능성이 높다.

CNN비즈니스는 “인도는 제 2의 경제대국이자 미국 상품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고, 자국 내 미국 기업을 블랙리스트에 올리겠다고 협박하고 있는 중국과 같은 화력을 갖고 있지 않다”고 꼬집었다.

뉴델리에 본부를 둔 싱크탱크인 국제경제관계연구회의 라자트 카투리아 소장은 “만약 이 문제가 확대된다면 인도는 중국이 현재 누리고 있는 협상의 지위를 갖지 못할 것”이라면서 “인도는 앞으로 무역 긴장이 인도의 이해관계에 영향을 미칠 경우 언제든 이를 철회할 기회를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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