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한강,”유튜브, 얼마나 깊을까…유튜브 다음은 종이책과 문학”

2019 서울국제도서전 주제 강연 나서…유튜브·전자책에 대해선 회의적

소설가 한강 '영원히 새롭게 출현하는 것들' 특소설가 한강(49)은 19일 최근 유튜브, 전자책 등의 등장으로 외면 받는 문학과 종이책이 결국 우리에게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한강은 1994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해 소설 ‘채식주의자’로 2016년 세계 3대 문학상인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을 수상한,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 중 한명이다.

한강 작가는 이날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국제도서전 주제강연 ‘영원히 새롭게 출현하는 것들’에서 “잠시 사라지고 있다고 믿었던 종이책과 문학이 결국 우리에게 새롭게 출현해 올 것”이라며 “문학은 새로운 것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작가는 “요즘 가장 뜨거운 매체가 유튜브라고 하는데, 얼마나 깊게 들어갈 수 있는지는 의문”이라며 “제가 책을 쓰는 사람이고 평생 책 속에 살았기 때문에 책을 편애하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책은 목차를 보고 내용을 파악하고, 당장 필요한 부분은 페이지를 찾아 볼 수 있고, 한 페이지를 계속 보는 등 영상보다 편리하다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어 “유튜브 다음에 (새로운 매체로) 종이책이 올 거라고 하면 주변에선 너무 낙관적이라고 말하는데, 우리는 아날로그, 정말 손으로 만질 수 있는 그런 것에 굶주려 있다고 생각한다”며 “모니터에 존재하는 이미지들의 총합이 아니라 손으로 만질 수 있고, 일정한 크기와 무게, 감촉이 있는 매체를 우리가 그리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작가는 “책을 펼치고, 귀퉁이를 접고, 밑줄을 긋고, 집에 꽂아두고, 20~30번 반복해 읽을 수 있고 눈도 안 아픈 매체를 점점 그리워하고 있다”며 “어떻게 보면 나중에는 책을 사랑하는 취향이 아주 특별한 것이 돼 연대의식을 가지고 공유할 수 있는 뭔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책이란 매체에 대한 그리움과 필요함 속에서 돌아가고 있는 게 아닐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북(E-Book)을 시도해본 적이 있는데, (분량이) 얼마나 남아있는지에 대한 감각이 없어서 (좋지 않았다)”며 “특히 소설이라는 것은 전체 레이아웃을 보며 읽다가 앞으로 돌아가 보기도 하고, 디자인 자체도 많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종이책에는 이북으로 대체할 수 없는 아름다움이 있다고 생각한다”고도 말했다.

또한 작가는 과학과 기술의 발전으로 증강현실이 펼쳐지는 시대에서도 문학과 종이책의 의미는 그대로 남아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증강현실을 경험하며 오감을 자극할 수는 있지만 누군가의 내면으로, 감정 속으로, 영혼으로 들어갈 수 없다”며 “(그러나) 문학 작품은 어떤 인간의 내면의 끝까지 들어가 볼 수 있는 매체”라고 말했다.

이어 “모든 사람들이 공유했던 어떤 주제들, 인간의 삶과 죽음, 고통, 사랑, 슬픔 그 모든 것들이 결국 우리에게 새로운 주제이고, 그래서 문학은 영원히 새롭게 출현할 수밖에 없고 종이책도 마찬가지로 계속 출현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작가는 “책을 읽지 못할 때에도 가방에 책을 1권 이상 가지고 다니는데 그 자체가 제게 안도감을 주고, 책을 읽을 때 다시 읽고 싶은 부분에 밑줄을 긋거나 메모를 적는데 이런 순간들이 우리를 구해주는 게 아닐까 생각이 든다”며 “언어만 만나는 게 아니라 만지고, 줄을 긋고 하는 육체적인 만남도 있기에 모든 순간이 소중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직육면체의 책 속에, 커버로 닫힌 세계 속 세계가 있고, 인간들이 있다”며 “언제나 특별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서울국제도서전은 국내 최대 책 축제이자 한국과 세계가 책으로 만나는 플랫폼으로, 41개국 431개사가 참여하는 행사이다. 19일 개막한 도서전은 오는 23일까지 열린다.(뉴스1)

Print Friendly